“실물 모형 제작은 제품 개발에 꼭 필요한 검수과정입니다. 외산 장비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실물모형 제작 장비를 만들어 국내 중소기업들의 개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주는 게 목표입니다.”
광학 분야에 30년간 몸 담아온 이병극 캐리마 대표는 최근 실물 모형 제작장비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광조형 방식 3D 프린터기기인 `마스터(Master)`가 올해부터 일본과 대만을 중심으로 수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터`는 3D 모델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와 동일한 시제품 모형을 만드는 3D 프린터 기기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실물 모형제작 장비다. 액상 원료를 0.1㎜ 두께로 한 면씩 적층하는 방식으로 실물 모형을 만드는데, 제작 속도도 빨라 시간당 70㎜를 적층할 수 있다. 게다가 가격이 외산 장비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원재료인 친환경 수지도 직접 개발, 유지보수 비용도 낮은 게 특징이다.
`마스터`를 개발하기 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1983년 캐리마 전신인 `CK산업` 시절 이 대표는 사진 관련 기기 무역업을 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디지털 카메라 보급이 확대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아날로그 현상기를 디지털로 전화하는 모듈을 개발했지만 몇달만에 중국에서 3분의 1 가격에 복제품이 등장, 또 다시 쓴맛을 봤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만둘 수는 없었다. 광조형기 개발에 매달린 지 수년만에 드디어 `마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비 마련을 위해 일부 공장까지 매각하는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이다. 이 대표는 올해를 실물 모형 제작 장비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그동안 기술개발에 쏟아 부었던 핵심 역량을 최근 마케팅 쪽으로 옮기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에만 10개의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했으며, 하반기에도 홍콩 전자전, 중국 아시아몰트전 등 10개 이상의 전시회에 참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병극 대표는 실물 모형 제작장비 시장을 향후 건축, 의료 산업 분야는 물론 게임, 애니메이션 등 캐릭터 산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동안 수억원을 호가하는 장비 가격 때문에 보급이 지연됐지만 가격 경쟁력만 갖춘다면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까지 실물 모형 제작장비를 보급하는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며 “더 나은 기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장비 개발에 매진하고, 제품 라인업도 다양화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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