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멜라트은행 한국지점 폐쇄 등 이란 제재에 우리나라의 동참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최첨단 기술 분야인 나노기술 협력을 우리나라에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부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나노코리아 2010` 행사에는 이란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석한 국가관인 `이란나노`가 설치돼 국내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란나노에는 이란 정부기관인 이란나노기술이니셔티브협의회(INIC)를 비롯, 나노 관련 기업 5개사가 공동으로 부스를 꾸몄다. 이란은 중동에서 드물게 나노 관련 연구원 및 과학자 수가 7800명에 이르고 나노관련 기업도 120여개에 이르는 나노 강국이다.
INIC의 하메드 아프샤피 박사는 “이란은 석유고갈에 대비해 나노기술을 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3년 INIC를 설립하고 인력 양성 및 인프라 육성, 사업화 촉진, 국제 협력 등을 추진해왔다”며 “나노 논문 발표 수로는 올해 세계 14위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과의 공동 개발, 공동 사업 등의 협력 사업을 하기 위해 올해 전시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 참석한 이란 기업들은 이란의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독특한 나노기술을 선보여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카즈라는 나노 기술을 이용한 비료를 출품했다. 이 비료를 이용하면 보통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 식물 성장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PNF는 이란의 열악한 물 환경을 감안해 나노 기술을 이용한 정수 및 정화 기술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지하수를 정화할 수 있는 철 나노 파우더와 가정에서 전기 없이 박테리아 등을 박멸할 수 있는 나노 필터를 전시했다. 미들이스트바이오리서처라는 회사는 과일의 부패를 유도하는 에틸렌을 흡수하는 나노 흡습제와 과일 나노 코팅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하메드 박사는 “한국은 이란이라 하면 석유사업에만 관심을 갖겠지만 이란 내에 5개의 완성차 업체가 있고 이란셀이라는 휴대폰 제조 기업도 있을 정도로 제조 쪽에도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 제재와 관련 없이 한국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 참석에서 한국 주최 측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이란은 오는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하는 `이란나노 2010` 전시회에는 한국 기업을 초청하고 부스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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