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의 e스포츠 대회인 월드사이버게임즈(WCG)가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e스포츠 올림픽을 표방하며 출범한지 10년 만에 이제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대회이자, e스포츠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국제 e스포츠 대회들이 생겼다 사라지고, 특히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으며 모든 대회의 명맥이 끊겼지만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WCG를 개최하는 김형석 사장은 살아남은 것이 최선이 아니라고 한다. 많은 국제 e스포츠 대회가 다시 살아나야 WCG와 e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형석 사장은 “여러 플레이어가 경쟁해야 시장이 활성화되고, e스포츠도 마찬가지”라며 “중단됐던 다른 e스포츠 대회가 살아나야 저변 확대가 된다”고 말했다.
작은 시장에서 1등을 하는 것보다 함께 시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e스포츠 시장의 성장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고 했다.
김 사장은 “처음 WCG 사장을 맡았던 5년 전보다 대회 규모가 많이 성장했다”면서도 “취임했을 때의 목표는 더 컸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e스포츠 산업 성장을 가로막은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김 사장은 세분화된 e스포츠 종목을 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월드컵을 보면 동일한 룰과 스타플레이어 등이 있어서 세계 사람들이 모두 축구에 미친다”며 “하지만 e스포츠는 종목이 너무 많고, 지역마다 성향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최고의 인기 종목이지만, 미국에서 스타크래프트는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는 콘솔게임이 가장 인기 있지만, 중국 같은 경우는 콘솔게임 시장 자체가 없다고 했다.
또 세계 콘텐츠 시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 지역에서의 저변이 넓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했다.
e스포츠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요소에 대해 김 사장은 “e스포츠와 함께 있는 문화, 즉 한국이 갖고 있는 프로게이머, 프로구단, 수많은 관중, 뛰어난 IT 인프라 등의 저변을 모두 갖춰야 한다”며 “이런 곳이 많지 않은데, 이런 것들을 선진국부터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게임 소재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이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WCG가 제작비를 낸 `얼티밋 게이머`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며 시즌2까지 제작하고, 최근 방영을 시작했다.
김 사장은 “한국과 중국과 같은 e스포츠 열기를 가진 나라가 세계 10개국 이상만 되면 글로벌하게 e스포츠 열풍이 불 수 있다”며 “아시아와 유럽 지역 등은 대체로 좋은 반응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알면서도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1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는 올해 대회 개최지를 미국으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는 e스포츠를 키우기 위한 국가 차원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e스포츠라는 콘텐츠가 우리나라 핵심 콘텐츠로서 가능성이 보이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며 “게임개발사들도 기업 매출에 e스포츠가 당장 중요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태권도처럼 이해타산을 떠나 국가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