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소재와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미래형 사업에 대한 투자활동에 전념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는 일에 힘쓰겠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이 8ㆍ15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되면서 동부의 행보에 탄력이 더욱 붙게 됐다. 임직원들과 `끝장토론`을 즐길 정도로 직접 회사의 모든 분야를 챙기는 김 회장이 더욱 공격적으로 그룹의 변화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철강 등 기존 주력 투자사업의 성장세와 함께 김 회장이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로봇사업과 첨단영농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 전망이다. 또 동부정밀화학과 동부CNI의 합병으로 시작된 지주회사 전환작업도 속도를 내고 이에 따른 사업구조 개편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의 자신감은 몇 년간 적자상태였던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동부하이텍은 반도체사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2억원 적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지난 6월과 7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별 영업이익을 연속으로 냈다는 것이다.
이는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반도체 등에 끊임없이 투자를 진행한 김 회장의 `뚝심`이 이뤄낸 성과다.
출범 당시 2조4000억원에 달했던 동부하이텍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등으로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 현재는 1조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6월 분사한 동부한농과 동부메탈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을 4000억원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동부제철과 동부메탈 등 철강 계열사의 거침없는 행보도 주목된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준공한 전기로 공장이 안정되면서 지난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중장기적으로 연간 1000만t까지 생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김 회장의 전략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동부제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산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합금철 시장에서 강자로 꼽히는 동부메탈은 이달 말 증설작업 중인 전기로 3기 중 1기 화입식을 진행한다. 증설작업이 마무리되면 현재 23만t인 생산 규모는 50만t으로 확대된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극저인탄소 페로망간(ULCP)을 양산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첨단 영농사업은 김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핵심 분야다. 지난달 27일 다사로봇을 인수하며 로봇사업에 뛰어든 동부는 산업용 로봇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동부그린바이오`는 지난달 `동부팜새만금`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동부한농의 바이오 분야와 함께 동부의 첨단 영농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편 동부는 하반기 지주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정밀화학과 동부CNI의 합병법인(동부CNI)은 동부하이텍과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 제조업 계열사를 지배하게 됐다.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이뤄진 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도 조만간 명확히 정리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동부CNI와 동부화재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준기 회장의 아들 남호 씨의 경영 참여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책임경영은 물론 최근 각 사업분야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박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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