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년 후엔 제가 이런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대우일렉 서울 명동 본사 근처 호프집 안을 크게 울린 목소리의 주인공은 윤재근 신입 인턴사원. 이성 사장이 마련한 `호프데이`에서 호기있게 던진 한마디였다.
이성 대우일렉 사장은 최근 본사와 부평연구소, 광주공장 등을 돌며 신입 인턴과 호프데이를 열었다. 정식 직원 발령 후 신입사원 간담회를 여는 게 관례지만, 대우일렉은 신입인턴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이성 사장은 호프데이에서 “인턴은 정식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것과 동일하다”며 “열심히 배우고 시도하기,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로 도전하기, 긍정적인 사고로 업무에 임하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협력하기” 등 34년 직장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우일렉은 인턴십을 단순한 단기 훈련과정으로 보지 않는다. 정직원 채용의 과정으로 간주한다. 방학 기간 단순 업무로 시간을 채우는 형식적인 인턴사원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정직원으로 장기 근무할 이를 뽑는다. 이렇게 선발 절차를 거친 인턴은 정직원과 다름없는 권한을 부여받고 정직원 채용 이전부터 사장이 직접 나서 인턴사원을 챙긴다. 이로써 신입 인턴은 잠시 스쳐가는 일터가 아닌 엄연한 대우일렉의 예비 정직원이라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게 된다는 것이 대우일렉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시작된 인턴제도를 통해 올해까지 82명이 채용됐으며 이중 81명이 정직원으로 발령받았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대우일렉의 정직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냉장고 해외영업팀의 신입 인턴 박희진 사원은 “이미 북미 지역을 담당하며 선배사원과 함께 직접 바이어를 만나고 오더를 내는 실무업무를 시작했다며 “회사에 들어올 때부터 정직원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회사에서도 단순한 인턴인력이 아닌 정직원으로 대하는 것 같아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우일렉은 인턴십 제도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