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태풍`에도 덩치 키운 펀드는?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0조원이 넘게 빠져나가는 기록적인 환매 태풍 속에서도 오히려 덩치를 키운 펀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주식)(A)`로, 총 3천612억원이 유입됐다.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 [주식](C/A)`와 4대 그룹주에 분산 투자하는 `KB한국대표그룹주 자(주식)클래스A` 역시 2천300억~2천7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트러스톤칭기스칸 [주식]A클래스`와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에도 2천억원 이상이 신규로 들어왔다.

이들을 포함해 연초 이후 자금이 1천억원 이상 들어온 펀드는 12개에 달했다.

이 펀드들의 공통된 특징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이 연초 이후 7.63%의 수익률을 거둔 것을 비롯해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9.05%), `KB한국대표그룹주`(6.41%), `트러스톤칭기스칸`(4.26%) 등 준수한 수익률을 거뒀다.

국내 증시가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맴돈 탓에 일반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이 1.23%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 순유입 금액 상위 20개 펀드 가운데 절반 정도는 설정된 지 1~2년 미만의 상품이었다. 펀드 활황기였던 2007년에 설정된 펀드들이 최근 지수가 상승하면서 거치식의 경우 원금 회복 가시권에 접어들고, 적립식은 원금 회복까지 가능해지면서 환매 압박에 시달리는 반면 설정연도가 짧은 펀드들은 환매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결국 자금 유출입이 심한 펀드에선 펀드매니저들이 운용 전략을 짜기 어려운 반면 새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펀드는 운용에 유리해 수익률이 제고되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셈이다.

이밖에 그룹주 펀드는 하반기 대형주 중심의 장세를 예측하며 들어온 매수세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현대증권 배성진 펀드담당 애널리스트는 "펀드 자금 유출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환매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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