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부터 IPTV에 가입한 사람들은 수신제한시스템(CAS)만을 교체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사용하게 된다. 이럴 경우 IPTV서비스 회사를 바꿔도 셋톱박스는 바꾸지 않고 CAS만을 바꾸면 돼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줄일 수 있다. 국내 표준인 IPTV용 교환 가능한 CAS(iCAS)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국산CAS 활성화도 기대된다.
15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전파연구소는 IPTV사업자들이 CAS 분리 의무화 유예 종료를 내년 2~3월로 늦춰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1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전파연구소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11월 1일까지 새로운 CAS를 적용한 셋톱박스를 제조하고 인증까지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의무화 유예 종료를 더 늦춰줄 것을 요청했지만, 국내 제조 능력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한 결과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IPTV CAS 분리 의무화는 가입자가 서비스를 바꾸면 가입자 확인을 하는 CAS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셋톱박스를 교체하면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지만 CAS만 교체하면 몇 만원 정도의 비용만 들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이 적다.
당초 2008년 적용 예정이었지만 CAS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전파연구소 기술기준에서 의무화를 2년 유예한 바 있다. 오는 10월 말이면 유예기간이 끝나 IPTV사업자들은 11월 1일부터 CAS를 교체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신규 가입자에 공급해야 한다.
IPTV 3사도 표준에 맞는 CAS를 함께 사용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3월 TTA는 iCAS 표준을 제정하기도 했다. CAS 업계에는 국산CAS 시장 활성화가 된다며 반겼다. 현재 CAS는 NDS와 나그라비전 등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유예 기간을 불과 두 달 반 남겨둔 현재, iCAS가 적용된 셋톱박스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까지 사업자들은 공통SW를 적용하는 것으로 논의도 진행했으나, 이 역시 진전되지 않은 채 유야무야됐다. IPTV사업자들은 새로운 셋톱박스를 소비자가 사용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테스트와 인증이 필요하다며 유예를 요청했다.
전파연구소는 유예기간을 둘 경우 기술 발전이 지체되며, 기술기준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이유를 들어 분리의무화 제도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IPTV 3사는 70일 내에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테스트, 인증까지 받아야 한다.
한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iCAS가 도입되면 가입자들은 셋톱박스에 대한 부담을 줄고 솔루션업체는 CAS 국산화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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