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스폰서

스폰서(Sponsor)의 어원은 `약속하다`라는 의미인 라틴어 `스폰데레(Spondere)`에서 나왔다. 스폰서는 어원과 크게 다르지 않게 `후견인`이나 `보증인` 등의 의미로 쓰였다. 특정 행사에 기부금을 내는 `후원자`라는 뜻도 담고 있다.

20세기 들어 스폰서의 의미가 넓어졌다. 방송가에 스폰서라는 단어가 회자됐다. 스폰서가 방송 용어로 등장한 시기는 1920년대 초반이다. 민간 라디오 방송이 막 생겨나던 이 시기에 한 부인이 유능한 음악가들을 모아 합창단을 조직했다. 이 합창단이 나오는 민간 라디오 프로그램명이 `Mrs Sponsor`였다.

스폰서는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상업방송에서 `광고주`라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상업방송국 입장에서 광고주는 경영을 보증해주는 후원자다.

최근 스폰서가 자주 쓰이는 분야는 스포츠 행사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는 분야 별로 스폰서가 붙는다. 방송을 시작으로 자동차나 음료수, 신용카드에서 햄버거까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모든 재화에 각각 스폰서가 나온다. 비용을 지불하고 홍보 효과를 거두려는 정당한 거래지만 간혹 지나친 후원 비용 요구나 독점권 행사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도 있다.

스폰서와 비슷한 단어로 패트론(Patron) 및 메세나(Mecenat)가 있다. 패트론은 아버지라는 라틴어 파드레(Padre)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보호의 성격이 짙은 후원자로 풀이된다. 패트론은 로마시대 귀족 제도 중 하나인 파트로네스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메세나는 로마시대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의 정치가 마에케나스(Maecenas)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마에케나스는 문화와 예술 지원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결국 메세나는 보상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후원을 상징한다.

요즘 스폰서라는 단어를 좋게 보는 사람은 드물다. 기업가에게 돈을 받고 뒤를 봐주는 스폰서 검사가 만천하에 밝혀져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더니 성매매 창구로 스폰서 카페가 기승을 부린다는 어이없는 소식도 나왔다. 더욱이 스폰서 카페는 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까지 파고 들어왔다.

긍정적 의미로 만들어진 말인 스폰서가 돈, 향응과 얽히면서 이젠 타락의 대명사로 전락될 신세다. 사회적 소외 계층을 도와주는 진정한 의미의 스폰서가 아쉽다.

장동준 게임 · 인터넷팀장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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