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팔아 술 마시던 아빠, 머리카락 팔아 등록금 부쳐주던 엄마에 이어 목숨 걸고 회사 일을 하는 나까지,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은 대물림인가? 링거주사 꽂고 컵라면 먹은 후, 습관처럼 발걸음은 사무실로 가고 있다. 맨 처음엔 도태되지 않으려고 시작한 일이 칭찬 받는 맛에 탄력을 받더니 이제는 자기학대적 워커홀릭으로 악화되었다. 사장은 겉으로는 말리지만 은근히 흐뭇해하고 동료들은 겉으로는 걱정하면서 뒤에서 손가락질한다. 늘 걸어야 할 전화와 결재해야 할 서류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나, 누가 나 좀 말려주면 좋겠다.
누가 말린다고 듣겠는가? 스스로 그 중요성을 절감하고 결단해야지.
질병은 1,000개나 있지만, 건강은 하나밖에 없다. 일 때문에 정말 하나밖에 없는 건강을 버리고 싶은가? 회사도 목숨을 걸만큼 최선을 다하라고 그랬지 목숨을 내 놓으라고 그러지는 않았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목숨을 내놓으면 회사 현관에 동상 만들어 줄 것 같은가? 절대 아니다. 막상 산업재해 분쟁으로 골치만 아파할 것이다. 세상은 냉혹하고 엄정하다.
건강도 실력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지 말고 내 몸은 내가 챙기자. 정신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지만, 몸이 또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 온갖 다이어트 비법처럼 기발하게 답을 주고 한정식 밥상처럼 풍성하게 비결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이 해답은 너무도 뻔하다. 몸이 내게 경고하는 신호탄을 무시하지 말자. 곧잘 헛똑똑이들은 끊임없이 또 다른 숙제를 만들어서 해치우면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위안 받는데 지금은 몸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는다. 내 근면 성실이 오늘날 나를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그 근면 성실로 추락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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