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개인인증 소비자 불만 고조

통신 기능을 갖춘 아이패드 등의 단말기에 대해 개인이 직접 수십만원의 돈을 들여 전파 형식인증을 받아야 하는 현 제도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는 전파 개인인증 제도가 불합리해 변경 및 폐지해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의 서명 목표 인원은 300명이나 전날 오후 370여명이 서명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조사가 형식인증을 받지 않은 유·무선 단말기에 대해서는 개인이 일일이 민간 전파시험기관에서 전파 시험을 거친 뒤 방통위 산하 전파연구소에서 형식인증 절차를 밟아야 통신사에서 3G망 등을 개통해 사용할 수 있다.

형식 인증 절차는 단말기에 설치된 3G와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통신 기능의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시험 비용은 30만∼40만원에 이르고 인증비는 3만원가량으로 개인이 받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그러나 제조사는 1대의 단말기만 인증받으면 수천, 수만대의 동일 기종에 대해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예로 애플이 아이폰3GS에 대해 인증을 한번 받은 뒤, KT는 100만대 가까이 추가 인증 절차 없이 판매해 왔다.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은 개인도 제조사처럼 한번 인증을 받은 단말기의 동일 제품에 대해서는 인증을 면제하거나, 인증 절차를 없애자는 것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노상범씨는 "이미 인증을 받은 단말기에 대해 개인별로 인증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아이폰 1호 개통자인 회사원 이성진씨는 "추가 인증을 면제해주거나, 미국 등 해외 기관과 협정을 맺어 판매 목적이 아닌 개인 사용 목적의 단말기에 대해서는 인증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3G 단말기는 통신사들이 단말정보와 개인정보를 관리하므로 사후관리가 훨씬 간편하기 때문에, 개인 인증은 면제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방통위 관계는 "최초 인증을 받은 소비자는 비용을 부담했는데 다른 소비자들은 비용을 내지 않고 같은 단말기를 개통해 쓰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000년대 초반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해봤지만, 민원 등이 제기돼 변경했다는 게 방통위 측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3G 단말기의 경우 개인이 출력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사전에 인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3G 단말기는 인증을 받은 이후에도 출력을 조정할 수 있는데다, 사실상 출력 자체를 조정할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방통위가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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