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 탄소밸리의 핵심연구기관인 전주기계탄소기술원(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옆 건물 2층강의실에는 오후 1시30분이면 젊은 남녀들이 이마에 줄줄 흐르는 땀을 훔치며 모여든다. 전북도가 이달 말까지 월~금요일 4시간 무료로 실시하는 `탄소복합소재 응용제품 생산관리자 전문인력 양성교육`에 참가하는 대학생 및 대학 졸업생들이다.
총 20명 모집에 40여명이 넘게 지원해 2대1의 경쟁에서 선발된 이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탄소관련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다. 대기업과 공무원을 선호하는 취업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지역전략산업 육성에 동참하겠다며 `열공(열심히 공부)모드`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2008년 전북대 대학원(기계설계학과 석)을 수료한 장지만씨(32)는 “전북도가 개최한 탄소학회에 참석한 뒤부터 전북의 탄소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취업 프로그램을 찾다가 이번 교육에 참여하게 됐으며 지역기업이라도 성장가능성이 높다면 기꺼이 취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씨 등 수강생들은 한달간 탄소복합소재 이론수업을 마친 뒤 9월부터는 두 달간 실습에 들어간다. 특히 강사로는 대학 교수 뿐만 아니라 기업 임원급들도 대거 참가해 생생한 현장의 경험도 익할 수 있다.
전국 지자체 및 기업지원기관이 마련한 전략산업과 관련된 전문 인력양성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도 잊은 채 `취업`과 `창업`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열기는 한여름의 불볕 더위보다 더 뜨겁게 느껴진다.
한국광기술원이 지난달부터 9월초까지 실시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 대한 특성 측정/신뢰성 시험 및 불확도 산출 교육`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의 8시간 수업인데다 유료(수강료 30만원)임에도 LED 관련업체 임직원들이 더위도 잊은 채 집중 교육을 받고 있다. 또 한국광기술원이 오는 24일부터 9월3일까지 실시할 예정인 `LED 광학설계 기초 및 응용과정`에도 LED관련업체 직원들의 수강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광기술원 인력양성사업단 윤수영씨는 “처음에는 휴가철과 더위 등으로 교육 참여인원이 적을까봐 우려했으나 유료 및 하루 8시간의 집중교육임에도 이처럼 교육열기가 높을 지 예상못했다”고 말했다.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이 오는 9월까지 진행하는 `모바일&스마트폰 개발자 전문과정`에는 25명 모집에 50여명이 신청해 높은 관심을 끌었으며, 오는 16일부터 3개월 과정으로 마련할 `2D 디지털 애니메이션 콘텐츠 개발자 양성과정`에도 수강 및 신청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북테크노파크가 지난달부터 월1회 실시하고 있는 전략산업인력 직무 및 직급별 파워-업 과정에는 20여명의 지역기업 임직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도 취업 및 창업교육 열기가 불볕 더위를 오히려 무색케 만들고 있다.
민간 IT직업교육기관인 유진능력개발원(대표 김윤경)이 일본 NTT와 손잡고 마련한 `NTT 그룹 맞춤 연수과정`에는 일본내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20명 모집에 6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일본 대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신입사원(정사원) 채용을 전제로 한 연수라는 점과 연수비용 또한 기업이 부담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교육과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부산경제진흥원이 지역 창업인 양성을 위해 마련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창업 희망자 지원사업`에도 지원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기술창업, 지식서비스창업, 일반창업 등 3개 분야로 나눠 실시하는 이번 사업에서 진흥원측은 모집 마지막주인 8월 둘째주에 신청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 이달 중순부터 개설 예정인 스마트폰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교육 과정에도 20명 모집에 34명이 신청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대전테크노파크가 연중 실시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가는 교육인 맞춤형 교육과 특화기술교육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TP)가 최근 링고스타의 윤성관 사장, 지킬닷컴의 정승일 사장, 바다(BADA) 플랫폼 MSC 개발자인 김영준 연구원 등 3명의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개최한 모바일 개발자를 위한 포럼에는 30여명이 참석했다.
이상윤 대구TP 기업지원단 인력양성팀장은 “인력양성사업의 관점에서 보면 휴가와 더위가 겹친 요즘이 가장 비수기라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학생 및 졸업자들의 취업과 창업과 관련되거나 직장인의 능력향상을 위한 인력양성 교육 프로그램에는 시기와 계절에 상관없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