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한대근 실리콘웍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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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팹리스 업계에서 `마(魔)의 벽`으로 인식됐던 매출액 2000억원 고지를 넘는 회사가 올해 출현할 예정이다. 올해 6월 상장을 하며 일약 코스닥 시가총액 25위로 뛰어오른 실리콘웍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335억원에서 지난해 1890억원으로 3년만에 약 6배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12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 편향에서 벗어나 일본 · 중국과 국내 대기업 신규 고객을 유치해 이르면 올해 말에 제품 공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9일 한대근 실리콘웍스 사장(53)은 이제 특정 기업에 종속된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고 고객사를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신규 고객과 공급 계약이 거의 성사 단계에 있다고 귀띔했다.

실리콘웍스는 LCD 구동칩(LDI), 타이밍콘트롤러(Tcon) 등의 제품을 LG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극히 일부분을 일본 소니 등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또 다른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시장이 필요했다.

한 사장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해외 사무소도 설치할 예정”이라며 “애플의 요구에 응대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하나를 만들었고, 일본과 중국에도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제품군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기존 고객과의 관계도 더욱 두텁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한 사장은 “하반기에도 `아이패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 기존 제품군 매출도 늘어날 것”이며 “디스플레이용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용 구동칩 매출 비중이 지난 1분기보다 2분기에 8%에서 13%까지 올리는 등 다각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웍스는 지금까지 중 · 대형 디스플레이 부품 위주로 제품을 개발해왔지만,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부품도 준비하고 있다. 한 사장은 “TV용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칩은 이미 양산에 들어갔고, 휴대폰용 AM OLED 구동칩은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준비 중인 차량용 반도체에서 성과를 내고 계획이 착착 들어맞으면 2020년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이 이렇게 자신할 수 있는 까닭은 성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우수한 인력을 유치해 개발 역량을 갖춘 덕분”이라고 말했다. 인건비를 비롯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연구개발(R&D)에 쏟아 붓는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퀀텀 점프`를 하는 시기가 온다”며 “그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꾸준히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게 우리 회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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