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리튬 2차전지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회사인 포스코켐텍을 앞세워 2차전지 핵심물질인 음극활물질 생산 업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때마침 SK에너지도 2차전지 양극활물질 제조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2차전지 핵심 소재분야 개발 및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의 핵심재료 가운데 하나인 음극활물질 생산을 직접 사업화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이를 위해 최근 포스코켐텍은 음극활물질 생산 업체에 대한 인수를 적극 타진 중이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포스코켐텍은 공업용로에 사용하는 내화물질을 주력 생산하는 회사다. 내화물질은 고온에서도 용융되지 않는 비금속재료로 철강산업과 시멘트, 요업 등에서 쓰이는 중요한 공업용 소재다. 최근에는 전 세계 내화물 업체의 과잉 설비로 인한 가동률 감소와 저가의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포스코켐텍은 내화물질 시장 난립을 벗어나 고부가가치 2차전지 소재 개발에 나섬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모회사인 포스코가 철강 생산과정에서 음극활물질의 재료로 사용되는 월 50만톤 규모의 탄소소재를 부산물로 생산하기 때문에 포스코켐텍으로서는 안정적 원료 확보에 유리한 입장이다.
포스코가 2차전지 소재 개발에 나설 경우, 2차전지 핵심소재 가운데 가장 국산화율이 저조한 음극활물질 개발 · 생산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탄소소재로 만들어지는 음극소재는 양극소재 · 분리막 등과 함께 2차전지의 3대 핵심소재로 분류된다.
하지만, 국내에선 카보닉스 · OCI머티리얼즈(구 소디프신소재) 등 2개 업체 정도만 생산하고 있고 대부분 일본과 중국 등에서 거의 전량 수입해온 실정이다.
SK에너지 역시 최근 양극활 물질 업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구자영 사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리막 외에 핵심 부품소재도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부품소재 부문에 상당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만큼 현재 70% 가량을 수입하고 있는 다른 부품 소재들을 개발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여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품소재 개발을 위해선 기존 업체 인수도 고려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런 방침이 실제 행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차전지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에 대해 “2차전지가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다 값싸고 성능이 좋은 소재가 개발돼야 한다”며 “국내 대기업의 참가는 국내 2차전지 경쟁력 강화에 큰 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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