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서구에 사는 A씨는 최근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를 끊었다. 몇 년 전 요금이 4400원이었는데, 값이 오른다는 얘기를 듣거나 계약서를 다시 쓴 적 없이 8800원으로 두 배나 오르더니, 얼마 전에는 슬쩍 9900원으로 또 올랐기 때문이다.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이건 횡포였다. 지역 케이블TV방송사에 전화를 해 “방송을 그만 보겠다”고 했다.
실패! 남편 이름으로 계약을 했기에 A씨가 해지할 수 없었다. 결국 그날 오후 남편이 직접 계약을 해지했다. 이튿날 아침, 거실 TV가 먹통이 됐다. 케이블TV를 끊더라도 MBC, EBS, KBS, SBS 등 지상파(지표를 따라 퍼지는 방송전파) 방송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케이블TV방송사에 전화를 해 “왜 (지상파) 방송이 나오지 않느냐. 케이블TV를 보기 전 상태로 되돌리라”고 요구했다.
“…신고를 하셔야 방송이 나올 거예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케이블TV방송사 직원은 분명 “신고”라고 말했다. “네? 신고를 하라고요? 어디에 무슨 신고를 해요?” “…어쨌든 신고를 하셔야 방송이 나올 거예요.”
두 번째 실패! A씨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물었더니, TV와 연결된 방송 수신 선(Wire)을 벽에 설치된 `씨에이(CA)TV` 칸에서 뽑아 `엠에이(MA·마스터안테나)TV` 칸에 꽂으라고 했다. 잘 나왔다.
지상파 방송이 잘 나오니 케이블TV방송사의 황당한 `신고` 타령을 헛웃음 한 번에 잊으려 했다. 그런데 곧 소름 돋을 일이 생겼다. 가까운 이웃과 집밖에서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는데, 문에 계약을 해지한 케이블TV방송사의 가입 권유 홍보물(스티커)이 붙어있는 게 아닌가. A씨는 마치 계약을 해지한 그 방송사에 `신고`해서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라는 것처럼 여겨져 몹시 기분이 나빴다. 나중에 남편에게 들으니 그 방송사는 “3개월 무료 혜택이 있으니 해약하지 말고 계속 보시라”고 했단다. 그렇다면 군소리 없이 얌전한 소비자는 3개월씩 손해를 보는 셈 아닌가. 더욱 불쾌했다.
A씨는 “케이블TV방송사가 거의 제멋대로인 것을 보니 관련 규칙이나 규정이 잘못됐거나 감독하는 곳에서 게으르기 때문일 것”으로 미루어 생각했다. 가만, 감독하는 곳이 어디더라….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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