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이동 자유화 한달…이동건수 5배 증가

가입자인증모듈(USIM·유심)을 타사 단말기에 바꿔 끼워 사용할 수 있는 `유심 이동`이 한 달 사이에 유심 이동 건수가 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KT에 따르면 지난 6월 USIM 제한을 해제한 이후 유심 이동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7월 일일 평균 195건에서 8월 901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3G 휴대폰에서 유심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휴대폰이나 고객센터에서 타사 단말 이용 신청을 해야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있었으나 최근 별도 신청 없이 자유로운 이동이 허용되면서 이동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단말기 약정기간 등으로 묶여있는데다가 상당수가 호기심 차원에서 유심 이동을 시도한 사례도 많아 실질적인 유심 이동건수는 다소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동 건수가 늘었지만 단순히 1회성에 그친 경우도 많아 정확하게 완전 이동 건수를 산정하기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다”며 “전용 인터넷 사용이 안 되는 등 일부 제약이 있는 것도 유심 이동이 더 늘어나지 않는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유심 이동은 현재 가입된 단말기에서 유심을 빼내 타사 단말기에 장착한 후 전원을 껐다 켜면 곧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KT 전용으로 출시된 아이폰에서 유심을 빼내 SK텔레콤 전용인 갤럭시S에 끼울 경우, 단말기에 통신사 표시가 곧바로 변경돼 나타난다.

유심 이동 사례 중에는 휴대폰 배터리가 떨어져 타 통신사로 가입된 친구 단말기에 유심을 꼽아 사용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러개 단말기를 구입해 유심만 바꿔 끼워 사용하는 `1인 다(多) 단말기`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음성통화나 문자 서비스 등은 별다른 문제없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일부 기능은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어 유심 이동시 유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가장 큰 제약은 이통사 전용 무선인터넷 서비스다. 이통사별로 서비스 플랫폼이 달라 유심을 이동할 경우 사용할 수 없다. 또, 스마트폰은 단말기 종류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안 된다거나 다운받은 애플리케이션 중에 가입자 정보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작동이 안 될 수도 있다.

유심 이동이 자유롭게 허용되면서 분실폰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분실된 단말기에 유심만 교체하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휴대폰 설정에서 `유심락`을 지정하는 것이 좋다.

이통사 관계자는 “유심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그동안 이통사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던 분실폰에 대한 방지책이 사라졌다”며 “정보 유실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분실했을 경우, 고가의 단말기는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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