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만식 ATTR&D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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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역사도 100년 가까이 됩니다. 다만 가솔린에 밀려 이제야 전기차시대가 온 것뿐입니다. 다시없는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전기차 개발의 대표주자인 김만식 ATTR&D 사장(52)은 3일 “이제 전기차 개발 업체에 기회가 왔다”며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국내 업체도 본격적인 전기차시대에 대응하고 새 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미 1920년대에 제너럴일렉트릭(GE)의 창업자인 토머스 에디슨이 전기차를 개발했지만 포드의 대량생산 체제에 밀려 사라진 적이 있다”며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사업 모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기를 발명한 에디슨은 1920년 전기모터로 운행하는 전기차를 개발했으나 화재사건과 포드 T모델의 저렴한 공급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말았다.

그는 전기차가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현재 각국의 보조금 정책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깨끗한 대기환경을 만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와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보급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김 사장이 내놓은 전략사업 모델이 바로 전기차 택시와 특수용 전기 차량이다.

택시의 경우 하루에 평균 400㎞를 운행하다보니 연료 소모와 사용량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1년에 10만㎞ 안팎을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2∼3년이면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하게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대형 트럭이나 중장비 역시 2차전지를 탑재한 전기차를 적용할 경우 비용 측면에서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무거운 화물을 운반하는 상용차는 소형차에 비해 평균 주행거리가 길고 연료소모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보조금 없이 동력체계를 전기모터로 바꿔도 채산성을 맞추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식 5년 이상의 중고트럭을 전기트럭으로 바꾸는 비용은 2000만원대 초반이며 개조 시 월평균 100만원 이상의 유류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ATTR&D는 이미 지난해 말 광산에서 사용하는 35톤급 대형트럭을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파워트레인으로 개조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김만식 사장은 “항만·공항·제철소 등에서 사용하는 특수트럭은 운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속도가 느려 전기차 기술 적용에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상용차량의 전기차 개조 초기 수요는 소형 트럭과 마을버스에 집중되겠지만 앞으로 3∼4년 뒤에는 건설용 대형트럭까지 개조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사장은 “전기차 사업을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며 “ATTR&D는 차량 개발과 사업 모두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여러 기업과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협력을 통해 전기차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존 상용차 메이커와 전기차 제조업체의 공조와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역설하는 대목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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