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384>직장탐구생활 - 고객사 접대하기 어려워

비싼 술을 먹고도 취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먹던 메뉴보다 두배는 비싼 저녁을 먹었건만 속이 더부룩하다. 고객이 요청한 업무만 해주면 되는 거지, 접대니 서비스니 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지우는 것은 서로에게 부당하다. 직원들이 마지못해 하는 접대, 고객들도 가식적인 행동에 불쾌감만 느낄 뿐이다. 서로가 쑥스럽고 불편한 오버 서비스, 이제 좀 형식은 생략하고 알맹이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배보다 배꼽이 크면 수술해야 한다. 하지만 알맹이에서 껍질을 바로 까버리는 귤처럼 그리 단순하게 볼일은 아니다. 일은 알맹이고 접대는 껍데기라고 단언하기는 조심스럽다. 일은 사람이 한다. 사람은 마음이 있다. 마음이 가는 곳에 일이 간다. 마음이 움직이는 곳과 일하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인지상정이다. 인간은 온 세상의 생명체 중 가장 감정적인 동물이다. 감정으로 결정하고 이성으로 합리화한다. 마음을 열기 위한 서비스와 감정적 교류를 위한 접대는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의 일부이다. 껍데기와 알맹이가 엉켜있고 섞여있다. 물론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접대는 고객도 불편하다. 편치않은 접대 받느라 벌 선 느낌이라며 집에 돌아가 아내에게 하소연할지 모른다. 단지 월급을 받기 위해서 또는 상사가 시켜서 직업과 타협하여 앉아있는 접대 자리는 서로를 초라하게 만든다. 공짜 밥을 얻어먹고 신기한 술을 맛 보려고 여기 온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만났다. 일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캐릭터와 성장배경까지 데려와서 한다. 접대는 일로만 만났던 상대와 개인으로 만나는 자리이다. 그가 업무가 아니라 사람으로 특징짓게 하는 세밀한 부분에 촉각을 세우는 자리이다. 상대를 예측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를 용서할 근거를 알기 위해서 만든 자리이다. 계산서 힐끗 거리느라 마음 불편할만큼 비싼 밥 사지 말고 누가 지갑을 꺼내든 부담없는 가격선에서 서로를 아는데 주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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