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용 광학필름 시장이 중국발 인력 유출 스캔들로 시끄럽다. 대대적 투자를 진행 중인 중국 `카이신썬` 그룹이 국내 업계로부터 상당수 인력을 수혈 받고 있는 탓이다.
이미 국내 중견·중소 광학필름 전문 업체 관계자 십수명이 카이신썬으로 이직했거나 입사를 검토 중이다. 심지어 영업담당 임원으로 잔뼈가 굵은 인사와 재무담당자를 한 번에 빼앗긴 회사도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직한 인원들이 중국 회사로부터 거액을 받고 옮겨가는 바람에 남은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법적으로 퇴사 후 일정기간 동종업계로 이직할 수 없지만 다른 계열사에 적을 두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LCD용 광학필름은 부품·소재 기술이 취약한 국내 산업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상징적 아이템이다. 불과 2006년까지만 해도 미국 3M이 독점해 온 품목을 각고의 노력 끝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지난 5년간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한 토종 업체들은 물론 국산 제품을 믿고 사용해준 LCD 패널 업체들 덕에 현재는 연간 수천억원이 넘는 국내 시장을 오롯이 지켜내게 됐다. 대기업 계열사가 독식한 여타 부품·소재 산업과 달리 신화인터텍·미래나노텍 등 `스타`급 전문업체들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처럼 수많은 노력이 깃든 `공든 탑`도 지금과 같은 인력(기술) 유출 앞에서는 `바람 앞의 등불` 마냥 불안하기만 하다. LCD 후방산업 국산화를 내걸고 달려온 지난 5년이 아이러니하게도 내부 균열을 못이겨 물거품이 될까 우려스럽다. 원천기술이라고는 없던 한국은 국산화 이후 3M을 잡기 위해 5년의 시간이 걸렸다. 국내 숙련 인력을 수혈 받은 중국이 한국을 잡는 데는 5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공든 탑도 무너진다. 공든 탑이 무너진 대부분의 사례는 외부요인보다는 내부균열이었다는 점이 더욱 우려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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