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직원교육에 인색하다.`
최근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편견이 무너지고 있다.
100인 이하의 중소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G밸리지만 대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직원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는 회사가 하나 둘씩 늘고 있다. 그간 중소기업의 직원교육은 비용과 잦은 이직을 이유로 등한시됐던 만큼 지금 G밸리에 불고 있는 인재경영 바람은 이례적이다. 특히 매출 규모와 직원 수에 상관없이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전체 직원이 30여명에 불과한 스마트폰 솔루션업체 포비커는 사장이 직접 직원교육에 팔을 걷어붙였다. 스마트폰 교육강사로 외부 초청이 잦은 고 대표는 매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기술 및 시장동향에 대한 사내 강좌를 하고 있다.
온라인 사진·캐릭터 인화업체인 스냅스는 직원들이 사내 세미나 강사로 활동한다. 임직원들이 한데 모여 기술 및 디자인에 대한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서비스에 적용한다. 또 긴자·시부야 등 일본의 팬시 및 패션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를 눈으로 보고 배우는 해외 견학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최우선 경영방침이 `공부`인 곳도 있다. 통신장비업체인 삼지전자 현관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문구는 `공부`다. 지난해에는 `직원별 70시간 공부 달성 시 해외 견학`이라는 독특한 미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삼지전자 임직원들은 이 미션을 완료했고 지난 5월 전 사원이 3일간 중국 베이징 견학을 다녀왔다.
인재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G밸리기업 대표들은 교육성과에 대해 하나같이 “직원들의 업무태도 변화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출과 달리 성과를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직원 개개인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자기주도형 업무 문화와 같은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원기관과 협회에서도 하나 둘씩 인력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시창업지원센터에서는 중소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스킬` `지식재산권 관리` 등 회사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노하우를 무료로 교육하고 있다. 또 8월에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와 전자신문,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이업종연합회, 인키움 등이 힘을 합쳐 G밸리기업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경 스냅스 대표는 “직원교육과 관련해 비용 부담이 있고 향후 이직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이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라며 “앞선 염려로 직원 역량 강화를 소홀히 해서는 회사의 성장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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