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7월 25일 영국 올덤종합병원에서 루이즈 브라운이라는 아기가 태어났다. 울덤종합병원과 케임브리지대 공동연구팀이 루이즈 부모의 정자와 난자를 채취해 체외에서 수정시킨 인류 최초의 `시험관 아기`였다.
루이즈 브라운은 체외 수정 기술로 불임 부부에게도 임신과 출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여긴 로버크 에드워즈 박사의 생각으로부터 탄생했다. 당시 주류 의학계에선 파격을 뛰어넘는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에드워즈 박사는 아무런 자금 지원도 받지 못했고 의학계의 비웃음과 조롱, 인신공격까지 받았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던 중 한 학회에서 패트릭 스텝토 박사를 만났다. 그는 난자 채취와 수정란의 자궁 착상을 도와줄 수 있는 훌륭한 동료였다.
첫 시험관 아기인만큼 출산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루이즈의 어머니인 레즐리는 심각한 임신 중독증으로 고통을 받았고, 결국 임신 38주차에 제왕절개를 통해 루이즈를 출산했다. 그가 태어나자 파장은 엄청났다. 전 세계 기자들이 울덤병원 앞에 몰려와 진을 치고 산모의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위장 잠입과 폭탄 설치 거짓 제보 등 갖가지 술수를 쓸 정도였다. 병원 근무자를 매수하기 위한 유혹도 서슴지 않았다.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 전체 신생아의 1%가 시험관 아기로 태어나며 현재까지 300만명이 넘는 신생아가 체외 수정으로 태어났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는 기술이 됐다. 불임부부 10쌍 중 3~4쌍은 한 번의 시술로 아기를 얻을 수 있을 정도까지 기술의 수준도 발달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특집에서 30년 후엔 인공 정자와 난자, 자궁을 이용해 100세 노부부도 아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이즈 브라운의 탄생을 주도한 두 학자중 한 명인 스텝토는 루이즈 탄생 후 10년 뒤 타계했다. 에드워드 박사는 아직 생존해 있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아 그들에게 노벨상과 같은 영예는 돌아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루이즈 브라운 본인은 지난 2006년 12월 20일 자신의 아이를 출산하면서 두 학자의 실험이 `정상 인간`을 낳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