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설립 7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이루고, 9년 만에 1000억원 고지를 훌쩍 넘어 1332억원의 매출을 올린 비결은 무엇일까.
발전설비 전문기업 신텍의 조용수 대표(54)는 주저없이 ‘기술력’과 ‘인력’이라 말했다. 지난 19일 경남 창원 소재 신텍 본사를 찾았을 때 조 대표는 지구와 환경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고 습관처럼 얘기하지만 이를 절실히 피부로 느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자, 한번 상상해 봅시다. 저 멀리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이 지구의 대기권은 정말로 얇디얇은 막에 불과합니다. 아슬아슬할 정도의 이 얇은 막 아래에서 우리가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거죠. 우리가 사는 지구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더욱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습니까.”
신텍을 10년 만에 매출 2000억원을 바라보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이끈 조 대표의 열정에는 바로 환경과 지구 보호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짙게 깔려있다. 그는 “우리 신텍 임직원은 에너지 환경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에너지 환경 기업”이라 강조했다.
사실, 신텍은 보유 기술과 인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에서 출발했다. 조 대표를 비롯해 창업 멤버 대부분이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 발전설비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고, 몸담았던 대기업간 발전설비 분야의 빅딜로 인해 거취가 불분명해진 고급 인력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기업이 신텍이다.
하지만 창업 초기, 실적이 전무한 중소기업에 곧바로 발전설비를 맡기려는 기업은 없었다. 설립 후 2∼3년간은 기존 발전설비의 유지·보수 업무로 회사를 유지하고, 여기에 질소산화물 저감 기술 등 기술 노하우를 축적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찾아온 2005년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발전설비 수주는 신텍이 급성장하는 전환점이 됐다. “가장 큰 난관이자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당시 ‘이렇게 큰 물량을 조그만 중소기업에 맡겨도 되겠냐’는 서러운 말부터 대기업 보증 요구까지 헤쳐 나가야 할 어려움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창원에서 포항을 수없이 오가며 옥수수빵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때는 이것이 바로 눈물젖은 빵이구나 했습니다.”
이때부터 신텍은 사우디 등 국내외 크고 작은 발전 설비를 따내며 급격한 성장세 속에 발전설비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설립 첫해 13억으로 출발한 매출은 2005년에는 10배가 넘는 152억원을, 2007년에는 50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2008년에는 매출 800억을 돌파하며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1332억원을 올려 벤처 1000억 클럽에 가입한 신텍은 올해 1800억원, 내년에는 2500억원을 달성하고, 오는 2018년에는 매출 1조를 넘어선다는 목표다.
신텍의 성장 비결은 고효율 기술 개발을 통한 발전설비 경쟁력 강화와 신재생에너지 기술 확보, 원자력 산업 진출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특히 조 대표는 “화석 연료 사용이 한계점에 이르고,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 비중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한 당분간 원자력 전성시대가 올 것”이라며 원전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또 자체 기술경쟁력을 유지 확대하기 위해 20~30년 이상의 고참 기술자들이 후배들에게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는 자체 교육시스템도 마련했다.
조 대표는 “전기·전자 기술은 원자력, 화력 등 발전산업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담보해내는 핵심 기술”이라며 “신텍과 같은 기계, 설비 등 중공업 분야 기업은 특히 IT에 대한 관심과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
신텍 현황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