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4개 이통사들이 애플리케이션을 서로 공유한다. 오는 27일 WAC(Whole Applications Community)는 공식 출범을 알리고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한다. 조만간 개발자들을 홍콩에 초대하는 공모전도 실시해 대대적인 분위기도 조성한다.
이런 움직임은 애플과 구글이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중심으로 이통 환경을 주도하는 틈바구니에서 이통사 중심의 생태계는 더 이상 불가능 하다는 이통업계의 공통된 시각에서 출발했다.
◇이통사의 위기감=최근 전 세계 이통사들은 이통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고민에 빠졌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20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있고 아이폰,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로 약 1억명이 이를 내려받아 쓴다.
구글도 개방형의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바탕으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들을 확대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애플의 폐쇄적인 구조에서 네트워크 망을 빌려주는 사업자로 전락했다. 구글은 브라우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등은 물론이고 네트워크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며 이통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통사들은 주도권을 빼앗긴 이유를 플랫폼 사업의 실패로 진단하며 구글과 애플의 벽을 허물기 위한 공동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세계적인 이통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두 자릿수 시대를 마감하고 한자리로 떨어지고 있다”며 “국내 이통사들은 이 상황을 WAC가 타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각별한 관심=세계 어느 통신사나 다채롭고 강력한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를 도매 장터에서 손쉽게 구매해 자사 앱스토어에서 팔수 있다면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는 이통시장에 반격 기회를 잡을 수 있다.
WAC는 웹 기반 플랫폼 구축으로 운용체계와 상관없는 개발 환경을 마련한다. WAC 표준을 적용한 플랫폼을 세계 각국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등록하게 한다. 각 이동통신사들은 이 애플리케이션을 자사 가입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따라서 회원 이통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해 서로 표준 등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SKT는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를 위해 웹에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콘파나(CONPANNA)’를 공개한 바 있다. 이 플랫폼은 향후 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해 WAC에도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달 중순 열린 WAC총회에 하성민 MNO 사장이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KT도 초기부터 WAC에 참여했고 표준의 근간이 될 웹 플랫폼 규격인 본다이(BONDI)1.1의 웹 플랫폼 및 단말 API를 시연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이석채 회장이 WAC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해왔다.
◇모바일솔루션 업계에도 희소식=이통사뿐 아니라 정부도 모바일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알기에 지난 4월 국내 통합앱스토어(K―WAC) 구축에 합의해 우리나라 이통사끼리 연합전선 구축을 독려하고 있다. WAC의 출범과 국내 업체들의 이사회 진출 소식은 국내 모바일 솔루션 업계에도 희소식이다. 콘텐츠제공업체(CP)나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익숙한 글로벌 앱스토어 구축을 위해 세를 규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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