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최근 몇 년 동안 핵심축으로 자리잡은 화두는 단연 ‘저탄소 녹색성장’을 들 수 있다. 2010년 들어 전 세계적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움직임은 현 세대뿐만 아니라 후 세대를 위한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이니셔티브를 촉발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5월부터 시행된 전자정부법은 그간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개념적인 청사진이 구체적인 액션 플랜화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자정부법은 행정안전부의 민원을 처리할 때 필요한 각종 인허가증은 물론이고 계약서, 설계도 등의 구비서류에 이르기까지 종이문서를 전자파일로 대체하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행안부는 이를 통해 국민이 민원처리를 위해 행정기관 등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종이문서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전자정부 행정 서비스에 있어, 글로벌 표준 준수와 국제 상호 교류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PDF 포맷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7월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전자문서 표준 포맷으로 인증된 PDF는 웹, 인트라넷, 이메일을 통해 문서를 공유하는 수많은 정부기관과 기업이 채택한 전자문서 포맷이다.
전자문서 시스템의 도입 노력은 첫째, 종이 소비를 줄여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범국민적 범국가적 차원의 환경에 대한 배려, 즉 그린IT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전자정부는 사용자를 고려한 대국민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과 더불어 ‘정보의 효율적인 활용 및 관리’라는 측면에서도 전자문서는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종이문서를 스캔하여 전자화한 문서의 경우에도 광학식문자판독(OCR:Optical Character Reader) 기능을 통하여 검색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면, 원하는 정보를 즉각적으로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정보의 보안 측면에서 종이서류로 기대할 수 없는 막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비단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교육기관, 1인 비즈니스에서도 효율적이고 영향력 있는 지식 콘텐츠의 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
일례로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인 미국 P&G그룹의 경우 전자문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축적된 경험과 정보를 빠르고 안전하게 재사용함으로써 개발 업무시간을 10% 감소시키고, 업무효율성을 7% 증대시켰다. 또 미국 일리노이주의 민원서비스 부서는 전자문서 시스템 도입을 통해 직원의 서비스업무당 소요시간을 평균 1시간 반 단축시켜 연간 600만달러에 달하는 행정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자산이 있더라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최근 그린IT와 대국민 서비스의 선진화를 위한 공인전자문서보관소와 전자행정서비스 구축을 바라보며, 기록 보존과 효율적인 관리 측면에서 잘 꿰어진 서 말의 구슬 꾸러미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지준영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사장 jjee@ado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