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풀 수 없는 선후관계를 말할 때, 우리는 흔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말을 사용한다.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생명의 미스터리였던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마침내 나왔다.
최근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영국 셰필드 대학과 워윅 대학의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 ‘닭이 먼저’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연구팀은 계란 껍데기의 형성과정에 대한 관찰 및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증명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일단 계란 형성과정에서 ‘OC-17’으로 알려진 ‘오보클레디딘’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계란 껍데기를 만들어내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찾아냈다. 또 이 단백질이 닭의 난소에서 발견된 성분과 동일하다는 것도 밝혀내, 닭의 난소에서 발견된 오보클레디딘 단백질 성분이 있어야만 계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OC-17 단백질 성분이 탄산칼슘을 ‘방해석 결정체(calcite crystals)’로 바꿔 계란 껍데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닭의 난소가 없이는 계란이 형성될 수 없다는 것으로, 결국 ‘닭이 먼저’라는 결론으로 오랜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다.
연구를 주도한 콜린 프리먼 셰필드 대학 재료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달걀이 먼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마침내 닭이 먼저라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적인 증거가 나왔다”며 “이 단백질 성분이 계란 형성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예전에도 확인된 바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야 비로소 이 성분이 어떻게 계란 형성과정에 작용하는지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연구개발에 많은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연구에 참여한 존 하딩 교수는 “이러한 발견은 비단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라는 문제해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자재 연구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료협조=한국과학창의재단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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