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홈쇼핑 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신세계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유통 주자는 이미 대부분 홈쇼핑 채널을 가지고 있다. CJ에서 GS·현대에 이어 롯데도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 들었다. 간판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신세계만 채널이 없는 상황이다. 관련해 신세계가 최근 정부가 준비 중인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사업권을 위해 물밑에서 뛰고 있다는 소문이 잇따르고 있다. 사실일까.
A. 신세계와 중기중앙회 모두 확답을 피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신세계도 “TV홈쇼핑은 관심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는 신세계가 TV홈쇼핑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데 한 표를 던지는 분위기다. 최근 시장에도 돌고 있는 중기 전용 TV홈쇼핑 채널 사업자 참여 건도 이 같은 분위기의 연속선상이라는 시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중앙회와 함께 KT, 농협, 기업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하기 위해 막바지 합의를 진행 중이라며 상당히 설득력 있게 소문이 돌고 있다.
신세계가 TV홈쇼핑 사업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다채널 전략이 유통업의 대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롯데 등 유통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업체 대부분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까지 ‘멀티 채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신세계도 올 초부터 정용진 부회장까지 직접 나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입장을 천명한 점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정체 상황이지만 온라인은 앞으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TV홈쇼핑은 성장세가 꼭지를 찍었다는 분석이지만 아직도 독자 시장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게다가 ‘t커머스’ 등 차세대 유통 사업을 위해서는 홈쇼핑 운영 노하우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유통에서 확실한 바잉 파워를 확보한 신세계 입장에서는 구색 차원에서도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는 중기 홈쇼핑 사업권과 관련한 미묘한 분위기다. 중기 중앙회에서 올해 초 중기 홈쇼핑 채널을 신설하자고 주장할 때 내건 논리는 ‘공익 채널’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공재적인 성격이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신규 홈쇼핑 채널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마디로 중기전용 TV홈쇼핑 채널이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서도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중앙회가 지분 51%를 소유하고 신세계가 10∼20% 가량을 확보해 운영하는 방안을 합리화하기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다른 근거는 방송통신위원회 입장이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7월 국회 문방위 회의에서 9월까지 중기전용 홈쇼핑 채널 신설에 대한 모든 것을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 관련 부처의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놓고 다시 검토 중”이라며 “중기 전용 홈쇼핑 채널이지만 대기업이 지분 참여 등으로 들어오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간 중기 홈쇼핑 채널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정부의 이런 ‘대기업’ 관련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중기 중앙회측은 “민감한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데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룬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일축했다.
만약 신세계가 지분 참여로 중기 전용 TV홈쇼핑 채널 사업자가 되면 중소기업 판로 확보라는 정책 수단인 홈쇼핑 채널 본래 취지가 무색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과거 중기 전용 홈쇼핑으로 설립된 우리홈쇼핑이 대기업인 롯데 그룹에 인수됐던 절차를 다시 밟을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래저래 사업자 선정전까지 중기 홈쇼핑 채널을 둘러싼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덩달아 신세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 기자, 허정윤 기자 bjkang@ent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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