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글로벌 IT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다

일본이 한국의 IT를 세계 최고라고 평가했다. 일본 총무성이 최근 발표한 ‘2010 정보통신 백서’에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국가경쟁력이 세계 1위에 올랐다. 우리 IT가 여전히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반갑다. 지난해 UN 산하 ITU의 ICT개발지수와 IMD의 IT국가경쟁력지수 평가에서 우리의 위치가 하락한 결과를 접하면서 ‘한국IT는 쇠락하는갗라는 한숨을 내쉬었던 기억을 되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돌아보면, 우리에게 IT는 미래를 가늠하고 담보하는 더없이 소중한 금과옥조였다. 턱없이 모자란 자원를 지닌 작은 국토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지식기반 산업을 일으켜 세워야만 했다. 바로 IT였다. ‘산업 사회는 뒤졌지만, 정보화 사회는 이끌어간다’는 목표는 양보할 수 없는 대명제였다. 그리고, 우리는 해냈다. 국민·정부·기업이 공감대를 만들어 열정과 수고를 쏟아부어 ‘IT강국 코리아’라는 소중한 미래자산을 창출했다.

IT가 경제 발전과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키워드로 부각되면서 세계는 ‘IT강국 한국’을 주목했다. IT산업이 동반되지 않고 정보화 사회에서 도태될 경우 제아무리 자원과 인구를 비롯한 물리적 강점을 지녔다하더라도 더 이상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한 까닭이다. 특별히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자원부국들이 그랬다. 전 국토를 촘촘히 엮은 정보통신 네트워크 위에서 다양한 지식정보와 생활콘텐츠를 주고받으며 스스로 큰 보폭으로 진화하는 한국은 경외의 대상이다.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선진국가의 면모를 앞서 만들어간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한국을 향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IT관련 부처와 유관·공공 기관, 그리고 IT기업의 문을 두드리며 조언과 협력을 구했다. 우리는 IT를 앞세워 말 그대로 ‘받는 나라에서, 나누며 함께 하는 나라’로 성큼 진화할 수 있었다. 앉아서 기다리며 가르치고 알려주는 소극적 자세를 넘어, 찾아가 발로 뛰며 나누는 모습을 통해 세계와 함께 하는 글로벌 동반자로서의 면모를 자랑했다. 그랬다. 우리에게 IT는 국가적 브랜드였고 이미지다. 한국을 말할 때, 정보화 강국이라는 수식어와 붙었고 IT가 강하다는 이미지를 발산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최근 내부적으론 IT 전반의 성장·발전이 주춤한 것 아니냐는 염려를 낳지만 IT코리아를 향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여전히 수많은 개도국들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한국의 IT를 배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문제는 우리의 현실과 태도이다. 정부와 IT관련 기관, 기업들이 IT를 앞세운 국제협력 사업을 진행하지만, 내놓을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제각각 사업을 펼치는 까닭에 효용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적받는다. 우리에게 도움을 구하는 국가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 또한 적다. ‘가진 것을 주는’ 가진자의 교만이 아닌, ‘지닌 것을 나누는’ 동반자의 모습이 없다. 속된 말로 ‘주고 욕먹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IT를 통해 획득한 우리의 강점을 글로벌 시장에서 자산화 할 마케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손연기 객원논설위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ygson1234@hanmail.net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