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오후 부산 대연동 경성대학교 앱창작터 강의실. 굵은 뿔테 안경의 중년 남성부터 30세 안팎의 여성, 그리고 티셔츠 차림의 20대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애플 컴퓨터 앞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배우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전세계적 관심사인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제작 능력을 갖춰 개인 비즈니스 또는 취업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이들의 눈빛은 장마 속 찌뿌연 날씨 속에서도 초롱초롱 빛났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열기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출시와 함께 이미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지역 중소IT기업 및 숨겨진 1인 창조기업들의 ‘성공한’ 앱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내재된 열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역 개발 앱 전국서 인기몰이=부경대 학생들이 개발해 무료로 앱스토어에 올린 ‘아이버스 부산(iBus-Busan)’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부산 시민에게 가장 친숙한 앱이다. 부산의 버스노선과 정류소 등 지역 버스 정보를 지도와 위성사진으로 보여주고, GPS와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를 통해 버스 도착시각도 알 수 있다. 인근 울산시는 물론 타 지자체에서 속속 앱 개발 문의가 들어올 정도다.
대전 소재 한국인식기술의 명함관리 ‘서프온’은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인기 앱으로 꼽힌다. PC용 명함 인식기를 사용해 웹에 저장한 명함 DB를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불러오고, 이를 전화나 문자 메시지, 메일, 지도검색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연계 이용할 수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이색 앱과 지역 특화 앱 개발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대구 소재 유알코프는 마라톤 동호인을 위한 앱 개발에 착수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개인 운동량을 측정하고, 이를 DB화해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또 전남대 전자컴퓨터공학부 벤처동아리는 대학 홈페이지 정보 조회와 대학 주변 상가, 영화관 정보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앱을 개발 중이다.
◇지자체 앞다퉈 개발 붐 조성=이러한 추세를 좇아 지자체와 대학, 지역 ICT 지원기관까지 앞다퉈 앱 개발 인프라 구축과 인력양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역 앱 개발 붐 조성은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양성은 물론 청년 실업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시는 이달 초 전국 지자체 처음으로 자체 예산을 마련, 거점별 5개 안팎의 대학을 선정해 대학 내 앱개발 센터를 설립 지원하는 ‘모바일앱 개발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대구시는 삼성전자,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내에 삼성전자 취업연계형 계약학과인 모바일공학과를 신설한다. 내년부터 운영될 이 학과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분야 최고급 인력을 양성해 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전자가 모든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경부와 대구시는 5년간의 운영비(12억5000만원)를 댄다.
전북도는 전북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앱 개발을 목표로 최근 민·학·관 전문가들로 ‘스마트폰 서비스개발 TF’를 구성하고 전북 스마트폰 앱 개발에 필요한 비전과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또 대전시는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을 통해 이달 말부터 5개월 과정의 스마트폰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교육 과정을 개설한다.
이외에도 충북도는 내년부터 도 행정, 홍보 및 행사에 관한 일반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서비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경남 지역의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도 앱 개발 교육을 위한 사전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제주에서는 제주방송은 이달부터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통해 지역 뉴스 등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 서비스하는 모바일TV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산=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