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디지털 마약(Digital Drug)’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어 골칫거리인 모양이다.
‘디지털 마약’이란 귀에서 앵앵거리는 소음 또는 음산하고 단순 반복적인 멜로디의 MP3 음악 파일을 헤드폰을 낀채 장시간 들으면 마치 마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환각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디지털 마약`에 빠지는 청소년들은 유튜브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옥의 문(Gates Of Hades), ’신의 손(Hand of God)‘, ’킬링 머신(Killing Machines)‘ 등 음산한 음악과 동영상을 접하면서 `디지털 마약‘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유튜브에서 지옥의 문,신의 손, 킬링 머신 등 검색어를 입력하면 ’디지털 마약‘에 탐닉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UCC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어두컴컴한 방에서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헤드폰을 끼고 디지털 음악을 들으면서 환각 상태를 경험하는 장면이다. 처음에는 혼자 또는 친구들과 방안에서 조용히 디지털 음악을 듣지만 30분 이상 지나면 발작적인 반응을 보이거나,깊은 수면에 빠지면서 현실과는 다른 환각의 세계에 들어간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와이어드’는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디지털 마약`에 탐닉하는 ‘`i-dosing` 현상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마약 수사 당국과 교육계 인사들은 `디지털 마약`의 확산이 실제 마약 복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디지털 마약은 단순히 MP3 파일과 동영상에 탐닉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디지털 마약`에 빠진 청소년들이 실제로 마리화나,필로폰 등 마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
미국의 오클라호마의 뉴스 채널인 ‘뉴스9’은 `i-dosing` 확산 현상의 이면에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디지털 마약에 탐닉하게 만들고 중간에서 수익을 챙기려는 온라인 딜러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마약의 세계에 빠지는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서비스되는 ‘지옥의 문’ 과 같은 동영상을 보고, 디지털 마약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이어 유료로 제공되는 40페이지 가량의 입문서 등을 입수, 유료 서비스에 탐닉한다는 것이다.
올들어 오클라호마 마약 수사 당국은 `i-dosing`의 확산을 막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i-dosing`으로 의심되는 현장을 포착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디지털 마약 사용자인지 아니면 조용한 공간에서 건전한 음악을 듣고 있는지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는데 수사의 어려움이 있다.
오클라호마의 무스탱 공립 고등학교는 최근 학부모들에게 디지털 마약의 확산을 우려하는 안내문을 발송했으며, 일부 교육자들은 학교에 아이팟을 가져오지 못하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한다. 모범생들이 디지털 마약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도다.
아직 국내에는 `i-dosing` 현상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적은 없다. 하지만 호기심 차원에서 시도해 보는 젊은 층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국내 블로그 사이트에도 디지털 마약 사용기,체험기가 올라와 있다.
한 블로거는 최근 `리셋` `루시드 드림` 등 디지털 음악 파일을 힘들게 구해 아이팟으로 청취하면서 `명석몽` 현상을 경험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일례로 `루시드 드림`을 듣고 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아주 명료한 꿈을 꾸게 되고 깨어나서도 꿈의 세세한 장면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선 `디지털 마약` 탐닉이 심각한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계심을 늦출 수는 없다. 유튜브 등 온라인 사이트들이 청소년들에게도 똑 같이 노출되어 있기때문이다.
<참고로 원고 앞부분에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지옥의 문` 동영상을 첨부한다. 전부 들을 필요는 없다. 중간 중간 음악을 들으면 대강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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