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용 핵심소재 `가격폭탄`

잉곳 이어 웨이퍼로 확산…물량 확보 안간힘

지난해부터 지속된 발광다이오드(LED)용 사파이어 잉곳 공급 부족 현상이 결국 사파이어 웨이퍼 ‘가격 폭탄’을 불러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세 배, 지난 분기보다 50% 가까이 값이 올라 LED 패키지 등 완제품 가격 인상도 부추겼다. 업체들은 가격을 막론하고 물량만이라도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 연말께 웨이퍼 공급 부족에 따라 LED 칩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도 가동을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사파이어 잉곳 생산량 1·2위인 미국 루비콘, 러시아 모노크리스털이 3분기 들어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사파이어 웨이퍼·LED 칩 및 패키지 가격도 들썩였다. 사파이어 잉곳을 얇게 썰어 만드는 사파이어 웨이퍼는 LED 칩 재료비 중 10% 안팎을 차지하는 주요 소재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잉곳 공급 초과가 극심했지만 지난해 LED업체들이 생산량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지금은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친다. 지난해 2인치 사파이어 웨이퍼 기준으로 500만장에 해당하는 잉곳을 생산한 루비콘은 올해 약 650만장 규모로 생산능력을 증설할 예정이지만 연말께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노크리스털도 지난해 400만장 규모에서 올해 불과 50만장 증설에 그칠 전망이다.

양사로부터 잉곳을 구매해 웨이퍼로 생산하는 일진디스플레이·크리스탈온 등의 원가 부담도 상승했다. 과거 사파이어 잉곳 가격 인상분을 웨이퍼업체에 고스란히 떠넘겼던 삼성LED·LG이노텍 등 LED업체도 최근 잉곳 가격 인상폭만큼 구매가를 인상해줬다. 매 분기 혹독한 단가 인하가 단행되는 디스플레이업계에서 재료비 인상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사파이어 잉곳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 정도가 크다는 의미다.

LED 칩 및 패키지 가격까지 오를 경우, 삼성전자·LG전자 등 최근 LED TV 생산 비율을 높이는 세트업체들의 계획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ED 조명업체들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백라이트유닛(BLU)용은 아니지만 삼성LED는 지난 5월부터 총판·대리점 등으로 공급되던 LED 조명 일부 제품의 가격을 30% 가까이 인상했다. 사파이어 웨이퍼 가격 인상 탓에 조명용 LED의 생산 단가가 높아졌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설치 대수가 곧 LED 생산량으로 직결됐지만 이제는 얼마나 많은 잉곳·웨이퍼를 확보하는지에 따라 가동률이 결정된다”며 “한동안 MOCVD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증대는 무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콘·모노크리스털 잉곳 생산량 전망

(자료 : 대신증권)

**생산된 잉곳을 2인치 웨이퍼로 환산했을 때의 양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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