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출력 높이고`, 신형 SM3 `덩치 키우고`

국내 준중형 세단 가운데 리더 격인 현대 아반떼가 8월 신형 출시를 앞둔 가운데 준중형 모델들도 `체급 높이기`에 한창이다.
아반떼가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2011년형부터 새로 탑재해 출력을 10% 이상 높이는 등 `중형급 파워`를 내세우는가 하면 르노삼성 2011년형 SM3는 준중형 최대 차체 등 `중형급 덩치`로 중형과 준중형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비자들을 파고들 태세다.
지난달 중순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간 신형 아반떼가 종전 모델과 가장 달라진 점은 동력 성능이다.
신형 아반떼는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ㆍm를 발휘하는 감마 1.6 GDi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 아반떼 최고출력(124마력) 최대토크(15.9㎏ㆍm)와 차이가 있다. 최고 출력만 놓고 본다면 중형차인 SM5와 3마력 차이에 불과할 정도다.
현대차가 아반떼에 중형급 느낌을 가미하기 위해 가장 욕심을 부린 부분은 변속기다. 기존 4단 변속기를 버리고 새 모델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
변속기 단수가 높아지면 승차감과 가속력이 좋아지고 연비도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GM대우가 1600㏄ 동급 준중형차 라세티 프리미어에 6단 자동변속기를 먼저 장착했지만 낮은 출력 등 때문에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아반떼는 사실상 중형과 준중형 사이"라며 "첫 차부터 크고 안락한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 성향에 맞게 출력을 높이면서도 넓은 실내 공간과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채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반떼 여름 공습에 앞서 지난 5월 신형 SM3를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르노삼성은 비결로 큰 차체와 고급 편의사양을 꼽았다.
지난해 상반기 1만대 판매에 그쳤던 뉴SM3는 올해 들어 같은 기간 3만5000여 대가 팔리며 르노삼성 효자 모델로 등극했다.
2011년형 SM3 전장(차체 길이)은 4620㎜로 수입 준중형차로 분류되는 메르세데스-벤츠 C200보다도 35㎜ 길다. 앞뒤 바퀴 축간 거리도 동급에서 가장 긴 2700㎜. 실내공간을 그만큼 확보했다는 얘기다.
르노삼성 측은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선호하는 가족 고객을 중점 공략했다"고 말했다.
중형차에도 최근에야 기본으로 도입된 안전 관련 사양들이 과감히 기본 탑재된 점도 준중형차급과 중형차급 경계를 허무는 요인이다.
아반떼에는 준중형차 최초로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과 후방주차보조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뒷좌석 열선시트와 HID 헤드램프,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TPMS) 등 편의사양도 옵션 리스트에 올랐다.
SM3는 고급차에 주로 들어가는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과 뒷좌석 송풍 기능 등을 갖춰 사실상 중형급 사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준중형차 대형화ㆍ고급화 경쟁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합리적인 가격의 엔트리카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을 살 소지도 있다. 가격 공개를 앞둔 신형 아반떼는 고급 사양 추가를 이유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100만원 이상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급 모델은 2000만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아차와 르노삼성은 기존 준중형 모델 배기량 자체를 높여 중형급 진입을 노리고 있다.
기아차는 올가을 신형 아반떼와 같은 심장을 탑재한 2011년형 포르테를 출시하면서 포르테 5도어 해치백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포르테 해치백은 2.0ℓ 엔진을 탑재해 출력과 토크가 1.6 아반떼와 포르테에 비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르노삼성 역시 하반기에 SM3 2.0 모델을 출시하면서 중형차시장이 2.4 모델로 확장되는 틈새를 노릴 전망이다.
[매일경제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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