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빌딩숲에 우리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기후변화는 우리 미래에 닥칠 현실적인 위기다. 기후변화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산화탄소에 가격을 매기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전제품이나 빌딩 시설물을 개선하는 것 모두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정부는 이러한 기후변화 문제를 환경 자체의 문제로만 여기지 않고 그린에너지 산업을 위한 신성장동력의 기회로 파악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이러한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차세대 전력망 인프라다. 우리나라는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2030년을 목표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로드맵을 확정했다.
밖으로는 작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통 관심사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창, 지식경제부와 미국 에너지부 간 포괄협력 의향서(SOI)를 교환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양국은 스마트그리드 산업과 관련,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1월에는 지식경제부와 미 일리노이 주정부 간 양해각서(MOU)를 교환, 상호협력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이 스마트그리드 산업 협력 프로그램 수행 파트너로 일리노이 주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미국 내 다른 주에 비해 일리노이주는 적극적인 기회를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우수한 R&D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한 전력기반 인프라 연구를 할 수 있고 일리노이주에 있는 발전회사나 송배전 회사 등과 협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력도매시장 PJM과 이곳에 들록돼 있는 미국 내 전력생산량 5위의 일리노이주 전력회사 컴애드와의 협력이 비로 그것이다.
실제로 이들이 갖추고 있는 전력시장 지배력을 통해 양국 기업 간 실질적인 사업으로 연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리노이주에서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 스마트그리드 연구개발 협력과 시범도시 공동 구축사업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비즈니스 모델이 시카고를 비롯한 일리노이주 일부 도시에 진출하는 방안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국은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업 및 기술의 미국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를 통해 전력·통신·가전·자동차 부문에서 실증을 거친 기술들의 세계 표준 선점 확보를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업들이 협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리노이주는 효율적인 전력 소비로 노후 및 고장 설비에 대한 막대한 시설 투자비용 감소와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12.2%에 이르는 실업률을 해결하고 미국 내 스마트그리드 인지도 상승을 노리고 있다.
시어스타워를 비롯해 미국 내 최고층 빌딩들이 모여 있는 시카고와 일리노이주에 국내 기업과 기술에 의한 스마트그리드가 적용될 날이 머지않았다.
스마트그리드로 빌딩 에너지 효율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물론이다. 과거에는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려 하고 있다.
국내 전기 자동차 인프라가 실증을 통해 미국에 구현되는 행복한 꿈과 함께 스마트그리드가 관련 산업 진출에 기폭제가 되고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곧 우리의 또 다른 현실이 될 것이다.
김재섭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 bluekimjs@smartgri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