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21세기 지식재산 ‘카이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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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우리나라의 독립을 국제적으로 보장받은 ‘카이로 선언’과 같은 이름의 선언이 지난 3월 카이로에서 선포됐다.

 이번에는 미국, 영국, 중국의 정치인이 아닌 아랍 지역 14개국의 특허청과 기업인이 참석했다. 1940년대의 카이로 선언이 전쟁의 종결을 의도했다면 21세기의 카이로 선언은 한국과 중동의 지식재산 분야 협력이 목적이었다. 당시 한국 특허청은 아랍 지역의 발명가와 중소기업이 지식재산권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선언을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 이후 미용, 패션 분야에서 중동으로 진출하는 한국기업이 늘고, 중동 대학생들이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중동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 분야도 예외일 수만은 없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한-UAE 경제 공동위에서는 UAE 경제부와 한국 특허청이 지식재산권 보호, 교육, 정보화 등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중동국가와는 처음으로 맺은 지식재산 분야 양해각서일 뿐 아니라 첨단기술 특허를 심사하는 UAE 특허 심사관에 대한 교육을 한국이 담당하게 됐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한국과 중동 간 경제협력이 더욱 확대될수록 기술보호, 브랜드, 디자인 등 지식재산권 이슈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특허청은 중동 지역의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정보화 컨설팅을 추진하고 법·제도 개선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중동지역의 지식재산 제도 선진화는 결국 우리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범국가적으로 진행되는 경제협력의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카이로 선언 행사에서 만났던 한 모로코 참가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아랍어로 개발된 한국산 특허 교육 e러닝 콘텐츠를 통해 특허의 의미와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중동 국가에 원자력 기술과 미래형 지식을 수출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열기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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