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대항해 시대]<2부-8> 벤처를 통해 `진정한 벤처`를 본다, 루트로닉- 성공비결

 1997년 회사 설립 당시 루트로닉은 두 개의 장벽을 넘어서야 했다. 하나는 수많은 벤처기업이 고배를 마시게 했던 IMF였고, 또 다른 하나는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던 다국적 의료기기회사였다. 당시 다국적 의료기기회사는 횡포에 가까운 고가전략을 구사했고 국내 의료시설 입장에서는 막대한 외화를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

 레이저 의료기의 국산화로 해외업체의 횡포를 막겠다는 일념 하나로 임직원 6명으로 설립된 루트로닉의 도전은 과감한 그 자체였다. 레이저 의료기 제품 개발에 몰두하며 밤을 지새우기를 수차례, 회사는 첫 작품인 문신 제거 및 색소병변 치료기인 ‘스펙트라(Spectra) VRM’을 시장에 선보였다.

 문신 제거 및 색소병변 치료만으로는 시장이 작아 생존이 힘들다는 당시 국내 의사들의 조언도 있었지만, 회사는 신기술과 새로운 치료기법을 적용하고 지속적인 성능 향상으로 해당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갔다. 스펙트라 VRM은 스펙트라 VRMK/VRM Ⅱ/VRM Ⅲ 등 후속제품들이 꾸준히 출시됐으며 지금은 루트로닉의 여러 제품 중 누적판매수량이 가장 많은 대표 제품이다.

 2006년 루트로닉은 피부재생 흉터치료기인 ‘모자이크(MOSAIC)’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도약한다. 당시 신기술로 각광받던 ‘Fractional Technology’를 적용한 ‘MOSAIC’는 피부미용의 필수장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회사의 코스닥 상장까지 겹치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이 당시 루트로닉의 매출은 89억원에서 231억원(159%↑)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다.

 2005년 이후부터 급부상하던 얼굴 및 체형 성형용 의료기 시장 제품을 고민하던 루트로닉은 2008년 하반기에 기존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아큐스컬프(AccuSculpt)’를 출시했다. 장장 2년이 넘는 연구개발 결과로 세계 최초의 1444㎚ 얼굴 및 체형 성형용 레이저 개발에 성공, 수많은 학회와 언론으로 부터 패러다임을 전환할 제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루트로닉이 IMF라는 불리한 조건 벤처로서는 도전하기 힘든 의료사업에 도정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선도제품의 욕심과 의지 때문에 가능했다. 스펙트라, 모자이크, 아큐스컬프는 그동안의 노력을 시장에서 증명하고 있으며, 지금 루트로닉은 세계 레이저 의료시장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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