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해외 M&A 어렵네

포스코의 해외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해외 철강업체의 인수ㆍ합병(M&A)은 현지 사정으로 인해 무산되거나 중단됐으며 해외 일관제철소 건설 작업은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파이넥스 3호기 증설 계획 등 국내에서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포스코는 지난 22일 자포리스탈 인수 추진 종결을 선언했다. 포스코 측은 "우크라이나 제철소 자포리스탈에 대한 인수검토를 추진해 왔으나 절차가 불투명하게 진행돼 더 이상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 3월 예비입찰을 통해 자포리스탈 인수전 본입찰 자격을 얻고 그동안 인수 준비에 매진해 왔다. 자포리스탈은 400만t 규모 고로 1기와 함께 품위가 높은 철광석 광산을 보유하고 있어 원료 자급률을 높이려는 포스코에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자포리스탈의 대주주인 미드랜드가 러시아 국영개발은행인 대외결제개발은행(VEB)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본입찰 자체가 무산됐다. 자포리스탈의 지분은 러시아의 세바스탈로 다시 넘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답보상태에 빠졌던 태국 스테인리스업체 타이녹스 인수도 쉽지 않은 상태다. 포스코는 최근 공시를 통해 "태국 타이녹스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데, 태국 정정불안으로 협상이 일시 중단돼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당초 이달 말까지를 인수 마지노선으로 잡았으나 타이녹스의 대주주인 푸라윳 마하깃시리 타이녹스 회장이 반정부 시위대 후원 세력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수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해외에서 M&A 성공 가도를 이어가려 했던 포스코는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2건의 해외 M&A가 무산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포스코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인수가 불가능해진 것이어서 다른 돌파구를 찾기도 힘들다.

M&A 등을 통해 2018년까지 해외 조강생산 2000만t을 달성한다는 목표에도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업체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M&A에 적극 나섰지만 꼬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들을 대체할 만한 인수 후보로 검토하고 있는 업체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M&A 이외에 인도 등 해외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은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게 고민이다. 인도 오리사주에서 추진 중인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아직 부지 확보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다행인 것은 주 정부가 적극적으로 돕고 있고 완강히 버티던 주민들이 최근 실태 조사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포스코 측은 "연말까지는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업체인 크라카타우와 함께 진행 중인 제철소 건설은 해외 프로젝트 중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상반기 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당초 계획보다는 지연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칠레곤시에 총 600만t 규모의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 중 1단계 공사를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13년 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는 브라질 발레와 동국제강이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 건설에 지분 투자를 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규모를 확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매일경제 박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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