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의 모험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LG이노텍이 부품소재산업의 심장부인 일본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우수인력 확보, 연구개발(R&D)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 글로벌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 LED, PCB(인쇄회로기판)패키지, 광학 등과 관련한 첨단부품소재 연구소를 설립했다. LG이노텍은 이 연구소에 2012년까지 100억원을 투자해 설비ㆍ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미 현재 일본 기업에서 활동하던 R&D 인력을 일부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추가로 일본 우수인력을 뽑기 위해 다음달 도쿄에서 인재 채용 프로그램인 `테크노 콘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며 현재 많은 현지 석ㆍ박사들이 이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테크노 콘퍼런스는 해외 주요 대학 석ㆍ박사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현장에서 직접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인력을 확충하고 이 연구소가 본격 가동되면 LED 등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LG이노텍이 부품소재산업의 중심지로 불리는 일본 한복판에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화 전략의 가속화 등을 목표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세계 전자 부품 시장에서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매출 10위까지의 대부분은 일본 기업이 차지했을 정도로 일본은 이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은 부품 경쟁력이 뛰어난 일본에 연구소를 설립함으로써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현지 인력을 유치하는 한편 현지 대학과의 산학협력 등을 통해 R&D 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취업 여건이 좋지 않아 LG이노텍 채용에 우수 인력이 모일 가능성이 크다"며 "아무래도 일본 R&D 인력이 처음부터 한국으로 와 취업할 결심을 하기는 힘든 만큼 현지에 연구소를 만들면 채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이 뛰어난 LED 부품 기술 등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LG이노텍은 현지 대학 등과 산학협력을 해 핵심기술 교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LG이노텍은 일본 연구소 설립을 통해 그룹 내 계열사(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의 일본 법인과 여러 사업에서 협력하고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의 일본 연구소는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국내ㆍ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6대4에서 2012년 5대5로 조정할 계획이다. 또 2012년까지 LED백라이트유닛 등 5개 품목을 글로벌 1위 품목으로 만들어 해외 공략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5년에는 부품업계에서 꿈의 수치로 불리는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0%`를 달성해 일본 교세라와 같은 반열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폴란드ㆍ중국ㆍ인도네시아 등의 생산라인 경쟁력도 강화해 해외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