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멕시코에 LCD 모듈 라인을 설립한다. 삼성전자의 최대 해외 TV 생산기지인 멕시코법인(SAMEX)의 안정적인 LCD 모듈 수급을 위해 직접 현지 생산체계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LCD사업부가 관할하던 LCD 모듈 공정을 TV 세트 사업부에서 일부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의지로 풀이돼, 셀-모듈-세트로 이어지는 LCD 공급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최근 멕시코에 LCD 모듈 라인을 건설키로 결정하고 부지 마련과 부품 수급 체계 등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D사업부는 국내 수원공장에 이어 최근 중국 톈진공장에도 LCD 모듈 라인 설립을 끝마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구축한 LCD 모듈 공장은 탕정, 슬로바키아, 중국 쑤저우(LCD 사업부), 수원, 중국 톈진, 멕시코(VD사업부) 등 총 6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VD사업부가 최근 멕시코 티후아니 공장 또는 인근에 LCD 모듈 라인을 건설하기로 확정하고, 주요 부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지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며 “이 모듈 라인의 양산 개시 시점은 백라이트유닛(BLU), 광학필름 등 주요 부품 수급 체계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내년 하반기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멕시코 북부 티후아니에 위치한 SAMEX는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커버하는 삼성전자의 주력 해외 TV 생산 공장이다. 지난해의 경우 약 800만대 규모의 TV를 생산, 삼성전자 단일 TV공장으로는 가장 크다. VD사업부는 세부적으로 SAMEX 공장 내부에 모듈 라인을 설립할 지, 또는 별도의 공장을 건설할 지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LCD 모듈 라인의 경우 통상 1000억∼2000억원 수준이면 설립이 가능하다. VD사업부는 우선 LED 등 특정 LCD 모듈 조립을 통해 주요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단가 협상 등 공급망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 LCD 셀의 수입관세가 3%, 모듈의 경우 5% 수준이라는 점에서 수입가격 절감을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BLU와 광학필름 등 주요 협력사의 동반 진출 여부가 불투명하고 LCD 모듈 공정에도 많은 노하우가 필요한 만큼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VD사업부가 일부 하이엔드 제품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해외 공장의 물류, 재고 비용 등의 이슈로 LCD 모듈 공정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종석·안석현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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