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성공파도]<354>직장탐구생활- 조직에 대항하고 싶어

 회식자리에선 한탄하지만 직접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뒤에서 투덜거리며 욕하지 말고 나서서 투쟁하자고 얘기했다가 괴물 취급 당했다. 나약한 직장인은 깝치지 말고 그냥 찌그러져 있어야 한단다. 세치 혀로 거룩한 조직의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단다. 미련스러운 힘이 모여 그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큰 힘이 되는 것 아닌가? 나는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옳게 사는 게 중요하다. "올바른 행동"과 "똑똑한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조직생활, 씁쓸하고 염증난다.

 10명 중 7명은 조직이 이상해도 방관한다. 그저 방관하는 것이 제일 쉽기 때문이다. 반박하고 나서는 것이 훨씬 골치 아프고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길을 가려는 당신의 패기가 존경스럽다. 다만 보석 같은 패기가 객기로 와전되지 않으려면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분별하는 냉철함이 필요하다.

철학자 아브라함 카플란은 "문제"와 "곤경"을 구분했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뿐더러 어떠한 행동을 해도 바꿀 수도 없는 것은 "곤경"이다. 반면 내가 무언가를 시도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문제"이다. "문제"와 "곤경"을 구분할 수 있는 현명함은 "시간"과 "시각"에서 나온다. 우선 시간이 필요하다. 끓는 국은 아직 맛을 잘 모른다. 다 끓고 식어봐야 제대로 간을 알 수 있다. 시간을 두고 관찰해보자. 상사의 사람 됨됨이, 조직의 경영비리가 문제인지 곤경인지는 신중한 시간을 두고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시각도 필요하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흥분할 일이 아니라 3인칭 작가 시점으로 객관화 해보아야 한다. 한치 뒤로 물러서서 멀찌감치 두고 보자. 쉽게 포기할 일도 아니지만 섣불리 덤벼들 일도 아니다. 신중한 시간과 객관적 시각을 갖고 관찰하면 참아야 할 일인지 풀어야 할 일인지 판단이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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