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의 희망, 다시 시작이다] <3> 원천기술 확보 급하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국산 원천기술

 나로호 2차 발사의 실패로 인해 ‘보여주기식 이벤트’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원천기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여건 조성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우주 발사체 및 위성 관련 기술 수준은 분야별로 평균 선진국의 60∼70% 수준에 달했다. 과거 과학로켓인 KSR-Ⅰ·KSR-Ⅱ·KSR-Ⅲ 등 과학로켓 개발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나로호(KSLV-Ⅰ)에 적용, 검증된 우리만의 국산 독자 기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우주 발사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액체엔진 분야는 여전히 선진국 대비 30%에 머문다.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엄밀히 제한하는 분야다.

 액체엔진 분야 중 우리나라가 아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액체엔진 실험설비 및 평가시스템은 가장 열악한 분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의 우리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25%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우주발사체가 우주로 향하는 동안 엔진의 안정적인 연소를 3분가량 유지할 ‘연소 안정화 기술’역시 우리는 취약하다. 이창진 한국연구재단 우주단장은 “연소 안정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의 노하우를 선진국이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며 “공개된 기술도 우리 것으로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예산,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우주개발진흥계획에 따르면 100% 우리 힘으로 개발할 한국형 우주발사체 KSLV-Ⅱ를 쏘아올리는 2020년께까지 액체엔진 분야에서 선진국보다 뒤떨어지는 70%를 채운다는 목표다. 기술 로드맵에 따라 이를 현실화하려면 KSLV-Ⅱ 개발 초기 단계부터 안정적인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30톤급 액체엔진을 선행 개발해 러시아에서 터보펌브 및 가스발생기 연계시험을 수행하고 국내에서도 수차례 시험을 거쳤다. 문제는 KSLV-Ⅱ에 적용될 예정인 75톤급 엔진이다. 국내에 이를 시험할 설비가 전혀 없다. 시험 설비를 구축하는 데에만 수천억원이 든다. 자력으로 75톤급 액체엔진을 설계해 실험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 체계사업단장은 “75톤급 액체엔진 실험을 3년 내에 완료해 2020년까지 엔진을 개발하기로 한 KSLV-Ⅱ 로드맵이 가능하려면 초기 단계 예산의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