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경영.’ 일본의 1위 택시운송기업인 MK그룹 유태식 부회장의 경영 키워드다.
그가 말하는 친절은 쉽게 생각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유의 것들이 아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는 “친절에 대한 투자가 기회비용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한다.
유 부회장은 최근 무역협회가 CEO를 대상으로 마련한 강연을 통해 친절 경영론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직원에게 친절한 경영’을 말했다. 기사들의 거주 환경을 개선한 사례를 들었다. MK그룹은 경영 초기 소속 운전기사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독신용 주택 14채와 가족용 주택 14채 및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건물을 마련했다.
“택시회사 경영자가 기사의 주택을 지어준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다들 MK그룹이 저러다 곧 망할 거라고 했죠.”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입을 모아 택시 기사들의 거주환경을 안정시킨 것이 그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이끌어냈고, MK그룹이 성공하는 밑거름이 됐다고들 말한다. MK그룹은 사세가 커지자 주택 제공 서비스를 더 확장했다. 아예 주택단지를 통째로 구매해 기사들이 할부로 집값을 내도록 하고, 그들이 원활히 대출금을 값도록 하기 위해 회사로 출퇴근하지 말고 더 영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통근 시간으로 집을 사자’는 제도였다.
유 부회장이 또 하나 강조한 것은 친절의 ‘제도화’다. ‘MK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디까지 모실까요’ ‘오늘은 ooo이 모시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잊으신 물건은 없으십니까’ 이 네 가지의 인사를 받지 못한 고객은 운임료를 내지 말라고 선언했다.
“택시기사가 인사 안하는 시대였습니다. 손님들이 넘쳐났습니다.” 친절은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일까, 기사들도 쉽게 수긍하지 못했다. “인사하기 싫어하는 많은 기사들이 회사를 떠나 운영이 안 될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친절하지 않은 택시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였습니다.” 친절 제도를 우직하게 밀어붙인 결과는 어떠했을까.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딸 가진 부모들이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얘야, 늦었는데 MK 타고 와라.’”
1972년에는 ‘신체 장애인 우선 승차제’도 최초로 실시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 의식이 없던 시절이었다. 역시 내부 구성원의 반발이 심했다. “병신 태우면 부끄럽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직하게 밀어붙인 결과는 또 달랐다. “3개월쯤 지나니까, 기사들이 좋아하면서 ‘몇몇 대기업이 우리 회사만 부른다’ 겁니다. 그 기업 총무팀에 왜 그러냐 물으니 ‘당신들이 좋은 일 하니 돕기도 하고, 또 우리가 사회적 기업을 이용한다는 홍보효과도 보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 후 MK택시는 각종 내외 VIP들이 즐겨 타는 택시가 됐다. 친절하다는 소문에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관, 카터 전 대통령 내외가 외무성의 의전차량 대신 MK를 이용하기도 했다. 강연 말미 유 부회장은 CEO들에게 친절경영에 책임감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여러분의 불친절한 직원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모든 것이 CEO 책임입니다. CEO가 좋은 전략을 짜면 직원은 친절해집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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