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잉곳 성장기술 각축장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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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로풀러스 방식의 사파이어 잉곳 성장장비. 국내서는 아즈텍이 처음으로 양산에 성공했다.  

최근 업체들이 각기 다른 기술을 내세워 발광다이오드(LED)용 사파이어 잉곳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우리나라가 잉곳 성장기술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한국이 전 세계 LED 생산·소비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는 점에서 어떤 기술이 양산 경쟁에서 앞서느냐에 따라 향후 업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로풀러스 방식이 우선 고지를 선점했으나 순수 국내 기술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분석이다.

◇아직 대세는 ‘키로풀러스’=현재 국내 업체들이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기술은 키로풀러스 기법이다. 크리스탈온 인수를 통해 LED 소재 사업에 진출한 한솔LCD는 키로풀러스 장비를 이용, 오는 4분기 사파이어 잉곳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사파이어 잉곳 전문업체인 아즈텍이 이 방식을 이용해 국내서 처음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LG그룹 웨이퍼 전문 계열사인 실트론도 현재 키로풀러스 장비 도입 중으로, 내년께 본격 양산에 착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규로 사파이어 잉곳 사업에 진출하는 업체들이 키로풀러스 기술에 끌리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가장 생산량이 많은, ‘검증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 1·2위인 러시아 모노크리스탈·미국 루비콘이 이 방법을 이용해 사파이어 잉곳을 생산한다. 두 회사의 잉곳 생산량을 합치면 시장점유율이 4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경화에 보다 유리해 6인치 이상 제품 생산도 비교적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순수 국내기술 ‘VHGF’=사파이어테크놀러지가 자체 개발한 ‘수직수평온도구배법(VHGF)’도 잉곳 사용효율이 높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키로풀러스 방식이 원기둥 모양으로 잉곳이 형성되는데 비해, VHGF는 직육면체 형태로 잉곳을 성장시킨다. 웨이퍼 생산 직전 단계인 실린더 가공시 버려지는 사파이어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키로풀러스 방식으로 성장시킨 잉곳은 원기둥 축과 수직방향으로만 실린더를 가공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파이어 손실이 많은 편이다. 키로풀러스 진영 업체들이 원기둥 축과 같은 방향으로 실린더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다.

키로풀러스·VHGF 외에도 KCC가 ‘초콜라스키’ 방식을 이용해 잉곳 성장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콜라스키 기술은 실리콘 잉곳 생산에 주로 사용됐던 방식으로 미국 하니웰·일본 교세라 등이 이를 이용해 사파이어 잉곳을 생산 중이다.

홍진균 실트론 책임연구원은 “사파이어 잉곳 생산기술은 국내외적으로 아직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인 초기 단계”라며 “대부분 업체들이 한 가지 기술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기술들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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