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륭전자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주문자공동개발방식(ODM) 업체가 아닌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륭전자의 대표면서 이사회 의장인 최동렬 회장 책상 위에는 기륭전자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개발해온 제품 20여 종이 책상 한가득 놓여 있다. 그는 요즘 자사의 기술적 강점과 제품 각각의 탄생 배경을 연구하며 브랜드 제품 만들기에 한창이다.
회사는 실제 세계 최초로 1993년에 방송사업자용 셋톱박스를 개발했고 2001년에는 디지털위성라디오를, 2002년도에도 내비게이션을 개발할 만큼 기술적 저력을 지녔다. 이 때문에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여 동안 미국 시리우스에 5억1000만달러 수출 실적을 올렸지만, 이후 경기불황과 노조 문제로 최근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최 회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4월 7일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최 회장은 ‘기륭전자의 제2 창업의 날’을 선언하고 직원 모두 창립 멤버가 되자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회사의 젊고 유능한 직원을 사업별 팀장으로 임명해 회사의 기술연구소를 2개로 확대 개편하면서 개발 인력도 대폭 충원해 갱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기륭전자는 디지털미디어 기기 분야의 독보적인 원천 기술과 풍부한 해외시장 경험을 지녔다”며 “올해는 특정 기업에 의존하지 않은 자생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과 중국 등을 주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판을 하더라도 올해는 기필코 자생 브랜드 두 개를 국내외 시장에 제대로 론칭시킬 것”이라며 “영업이라면 그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 방문시 동행했던 ‘중국통’이기도 하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셋톱박스 업체인 광서대상은 중국에서 인증(CCC인증, 입망허가)을 갖고 사업하는 유일한 국내 업체다. 현재까지 중국시장에 셋톱박스 700만대를 판매했으며 최근에는 중국에서 블루레이 표준을 따내기도 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