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한 번 더 쏠 수 있나?

한-러 FRB에 관심

나로호 발사가 안타까운 실패로 귀결되면서 이제 관심은 나로호를 한 번 더 쏘아올릴 수 있느냐에 쏠렸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나로호 개발에 대한 계약서를 체결할 때 2회 발사를 하되 둘 중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러시아가 1단을 별도 비용 없이 제공해 1회 더 발사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나로호 1차 발사에 실패한 뒤 이번 2차 발사도 실패함으로써 무조건 한 번을 더 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최종적인 발사 실패 여부는 한·러실패조사위원회(FRB)에서 결정된다. 한·러FRB의 주요 임무는 나로호 발사가 최종적으로 ‘실패인지, 성공인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지난해 8월 1차 발사가 실패한 뒤 한·러 양측은 실패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FRB를 개최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1차 발사가 실패인지, 성공인지 여부는 결론짓지 않았다. 일단 2차 발사에 집중한 뒤 이번 2차 발사를 끝내고 FRB를 다시 연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그동안 한·러 간 나로호 비공개 계약서와 FRB에 대해서 수많은 억측이 난무했다는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서 상에는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면 이를 미션 실패로 규정하고 우리나라가 러시아 측에 추가 재발사를 공짜로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이 관계자는 “우리가 요구는 할 수 있지만 이를 러시아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덧붙여 계약서 조항에 대한 ‘해석’ 시비 가능성도 거론됐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는 나로호 1차 발사를 ‘실패’라고 내부적으로 결론내렸지만 러시아는 러시아가 담당했던 1단 로켓에는 전혀 하자가 없는 만큼 ‘성공’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2차 발사 역시 현재 상황에서는 명백한 실패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러시아가 다소 애매모호한 이 공짜 발사 요구 조항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불분명한 셈이다.

고흥(전남)=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