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특집] 나로호 D데이, 아쉬운 발사 중단까지…

 9일 아침, 전날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주변에 드문드문 깔려 있던 구름이 걷히고 날씨는 눈부시게 화창했다.

 오전에 열린 한·러비행시험위원회에서 ‘발사대와 나로호의 상태가 발사에 적합한 상태’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때만 해도 리허설 결과가 좋아 당초 1시간으로 예상했던 위원회가 35분 만에 끝났다는 소식이었다.

 오후 1시 30분, 나로호 발사 시각이 최종 발표됐다. 발사 시각은 16시 58분 이전과 17시 20분 이후 각각 4분가량은 미국 델타, 러시아 브리즈 잔해물과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돼 이를 피해 5시로 최종 확정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연기와 발사 중단, 발사 실패 등을 겪은 터라 9일 예정된 시각에 발사한다는 소식에 나로우주센터는 흥분으로 들떴다.

 발사 운용이 시작되면서 나로우주센터는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지난 7일 나로호를 발사대에 기립하는 과정에서 전기적 결함이 발견돼 5시간 이상 기립이 지연된 만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연구원들의 얼굴에는 평소와 다른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장 총책임자인 김중현 교과부 제2차관은 발사 시각 발표 브리핑에서 “전 과정이 이상이 없고 5시 발사 15분 전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1시를 조금 넘긴 현재 공급라인을 냉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단 자세 제어를 위한 헬륨 충전을 마치고 발사 운용을 이어나가던 중 프레스룸에는 “소화장치 문제로 나로호 발사 준비 작업을 중단한다”는 안내 방송이 급작스럽게 나왔다. 지상 소화장치의 문제였다. 나로호 발사를 정확히 3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취재진이 크게 술렁거렸다.

 교과부의 공식 브리핑에서 “오늘 안으로 발사가 어렵다”는 발표가 나오자 나로우주센터는 탄식에 빠졌다. 5시 발사를 관람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로 향하던 버스들도 속속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