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품 전문기업인 광전자그룹은 3개 상장회사로 구성돼 있다.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IC 등을 생산하는 광전자, 사무용 기기에 들어가는 광센서ㆍ모듈에 전문화된 한국고덴시, 화합물 반도체와 적외선 센서를 생산 판매하는 나리지*온이다. 3사 모두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토대로 한 기업으로 전북 익산시 도심 부근에 모여 있다. 이번에 3사가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 주체는 광전자로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승인도 받았다. 주식매수 청구기간을 거쳐 다음달 1일 합병이 완료된다.
최근 익산 본사에서 만난 곽훈영 광전자 경영총괄 부사장은 "합병 후 광전자는 칩에서 패키지, 모듈사업까지 영위하는 광반도체, LED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합병을 통해 기대하는 첫 번째 효과는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마케팅, 대규모 투자 등의 시너지 효과다. 곽 부사장은 "연구개발(R&D)과 영업망을 일원화함으로써 경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네크워크에서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자동 사무화기기용 광센서 부문에서 세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고덴시는 HP와 캐논 등 글로벌 기업에 주로 공급한다.
광전자는 최근 중국 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전원공급 장치 초대형 메이커인 델타와 세계적인 가전 메이커 TCL, 스카이워스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곽 부사장은 "고객망 통합을 활용해 마케팅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광전자는 특히 합병 후에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국내 기업에서 유일하게 실리콘과 화합물 팹(Fabㆍ반도체 생산라인)을 동시에 자체 보유하게 된다. 나리지*온이 화합물 팹을 구축해 놓고 있으며 광전자는 실리콘 팹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고덴시의 패키징과 모듈 기술이 결합할 수 있게 된다.
곽 부사장은 "3사의 기술력과 설비를 융합해 LED사업에서 칩부터 패키지, 모듈까지 수직 계열화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LED 가로등을 예로 들면 나리지*온에서 LED용 칩을 생산한 후 태양전지 모듈과 LED를 고덴시에서 제작하고 태양전지에서 모인 에너지를 전기로 구동시키는 파워 디스크리트를 광전자가 담당하면 하나의 융합 제품이 완성된다.
3사 합병으로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경기 흐름에 상관 없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광전자의 디스크리트 분야는 TV와 PC를 포함한 전자ㆍ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자연히 중국 춘제와 크리스마스 등에 매출이 집중되며 경기 흐름을 많이 탄다. 반면 고덴시는 사무기기용 전자부품이기 때문에 매출 기복이 거의 없이 꾸준함을 보인다. 곽 부사장은 이를 두고 "역동성과 안정성의 결합"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3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합계는 3319억원과 223억원이었다.
올 1분기 3사는 총 매출액 920억원과 영업이익 63억원을 거뒀다. 1분기 성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 40.9%, 영업이익은 10.4%씩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54.5%나 급증했다.
광전자 핵심 제품인 POWER MOSFET 매출이 전자제품의 첨단화ㆍ다기능화 트렌드에 맞춰 크게 성장한 덕분이다.
곽 부사장은 "팹 공정이 풀가동 상태로 주문 증가에 맞춰 99억원을 투자해 팹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올해 합병 후 매출액이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이익 목표치는 300억원대다.
지난해 3사 매출액의 단순 합계가 331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외형 17% 성장을 목표로 잡은 것이다. 영업이익 예상 성장률은 34.5%다.
[익산 = 매일경제 임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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