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녹색인증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은행권의 준비 부족으로 녹색인증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녹색인증제를 주관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7일 현재 녹색인증을 신청한 기업이 120여개에 달하고 그 가운데 중소기업의 비중이 70%를 넘고 있다. 또 녹색인증제를 신청하기 위해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녹색인증 홈페이지 기관회원에 등록한 대기업은 불과 13개지만 중소기업은 322개로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관회원으로 등록한 한 중소기업 사장은 “고효율 인버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는데, 최근 주문이 늘어나 공장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기준 미달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고민이 많다”며 “녹색인증을 획득하면 자금을 융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녹색인증제에 아직까지는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 민간은행의 녹색금융 책임자는 “녹색인증제를 받았다고 ‘묻지마 투자’를 할 수는 없고, 현재로서는 인증업체와 비인증업체의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인증업체를 우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녹색인증제를 활용해 자금이 녹색산업에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금리우대 등의 혜택을 준비 중이고, 하반기에는 상품을 내놓고 내년부터 본격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녹색인증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금융지원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 녹색인증기업이 생겨나도 기준이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돼 있어 자체적으로 세부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은행의 투자금융 책임자는 “정부가 녹색기업과 기술이 무엇인지 확인만 해주고 투자에 대한 리스크 부담은 전혀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은행이 녹색기업들에 투자해야 할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신용등급을 일부(한 단계 정도) 상향시켜주는 등의 녹색인증기업이 은행에서 대출받기 위한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에 필요한 것은 녹색인증을 통해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것이지 이자 경감이나 보증금 감면 등은 실효성이 적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강혁기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시장과장은 “현재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녹색인증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인증에 따른 혜택을 늘리는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함봉균·최호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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