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관련 장비주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전방 업체의 투자 확대로 장비업체들이 줄줄이 사상 최대 공급계약을 공시하면서 상승 기류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태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주간 LCD 장비업체의 공급계약 공시는 26건, 계약 총액은 4260억원에 달했다.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가 올해 각 5조5000억원, 5조원의 투자를 예고한 만큼 관련 장비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2주간 삼성전자와의 LCD 장비 공급 계약을 공시한 계약 규모가 1744억원에 달했다. 지난주에만 에스엔유프리시전은 삼성전자에 123억6840만원 규모의 LCD 제조장비를 공급한다고 알렸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36.35%에 달하는 금액이다. 에스엔유프리시전은 그 전주에도 31억원 규모의 LCD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공시한 바 있다.
이밖에도 오성엘에스티가 삼성전자에 26억1800만원 규모의 LCD 제조설비를, 에이피시스템은 259억6000만원 상당의 장비를 삼성전자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액에 맞먹는 공급 계약도 있다. 아이피에스는 삼성전자에 지난해 매출액(500억원)의 87.7%에 달하는 439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엔씨비네트웍스도 지난해 매출(340억원)의 70%가 넘는 검사장비 241억9400만원 어치를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에버테크노는 삼성전자에 302억원, 삼성전자가 소니와 합작 설립한 S-LCD에 109억원 이상의 LCD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같은 날 공시된 두 계약을 합치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액의 절반을 훌쩍 넘긴다.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들도 대규모 수주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주 TSC 멤시스(109억원), 제우스(105억원), 아바코(131억원) 등이 LG디스플레이에 일제히 100억원 이상의 LCD장비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5월 마지막주에는 주성엔지니어링과 아바코가 각 747억원, 667억원으로 설립 이래 최대 공급계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설비 투자로 최근 공급계약 공시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며 내년까지 투자가 지속돼 추가 상승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기존 장비주 투자전략이 수주가 가시화되기 전 쌀 때 사서 계약 공시가 잇따를 때 파는 것이었다면, 당분간 보유 전략으로 투자 패턴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호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장비주의 펀더멘털이 확연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김승회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방 업체의 차세대 생산 라인 투자 및 중국 8세대 투자도 기대할 수 있어 내년은 물론 내후년까지 LCD 장비 업황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관련 장비주의 수주가 쏟아지고 있지만 향후 추가 공급계약이 예정된 만큼 주가 추가 상승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표. LCD 장비업체 주요 공급계약건
구분 계약규모 계약상대방
아이피에스 515억원 삼성전자
에버테크노 411억원 삼성전자·S-LCD
AP시스템 259억원 삼성전자
엔씨비네트웍스 241억원 삼성전자
아바코 836억원 LG디스플레이
주성 747억원 LG디스플레이
DMS 288억원 LG디스플레이
(자료:전자공시시스템, 5월24일부터 6월4일까지 공시 26건, 계약액수 4229억원. 업체당 두 건 이상 공시는 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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