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기술을 배우는 IBM 엔지니어, IBM 기술을 배우는 HP 엔지니어.’
요즘 정보기술(IT) 엔지니어들 사이에 경쟁업체 기술의 배우는 열풍이 불었다. 단일 업체가 여러 업체 제품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 벤더 서비스(MVS)’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MVS는 최근 기업·공공기관의 유지보수사업이 통합 발주 형태로 바뀌면서 주목받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HP 서버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를 HP 인력이, IBM 제품을 IBM 인력이 담당하는 식이었다. 효율적인 관리와 비용절감 차원에서 통합 유지보수 방식이 늘었다.
업체별로 유지보수서비스를 맡길 경우 유사한 사업을 수차례에 걸쳐 발주해야 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IT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어렵다. 최근 기상청과 국군지휘통신사령부는 각각 74억원, 24억원 규모 통합 유지보수사업을 발주했다.
한국HP, 한국IBM, 한국EMC 등 주요 IT업체도 MVS사업을 강화했다. 과거에는 자사 유지보수사업을 ‘방어’하는 측면에서 소극적으로 임했지만 최근에는 경쟁사 사업을 ‘윈백’하는 신규 수요 창출 차원에서 MVS사업에 힘을 쏟는다.
이들 업체는 MVS사업의 관건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역량에 달린 만큼 전문인력 양성에 힘쓴다. 자사 제품뿐 아니라 타사 제품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해 경쟁사 기술 공부는 필수다.
한국HP는 강남에 위치한 자체 교육센터를 통해 타사 제품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IBM x86서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유닉스서버 등 업체별, 제품군별로 10개 이상의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HP의 MVS 관련 엔지니어들은 해당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김지연 한국HP 부장은 “MVS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려고 담당인력의 기술역량을 높이고 서비스 체계를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한국IBM은 30여명에 이르는 비 IBM 제품 기술인력을 보유했다. 이들은 한국IBM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HP를 비롯한 경쟁사 제품에 관한 기술교육을 받는다.
한국EMC는 전문인력이 고객사이트에 상주하며 통합 유지보수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지던시 서비스’를 위해 타 업체 기술 교육을 강화했다. 이 회사는 역삼동 본사 교육센터에서 경쟁사 관련 기술교육을 실시한다. 20여명의 한국EMC MVS 지원인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더욱 전문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경쟁사 교육센터를 직접 찾기도 한다. 반대로 경쟁사 인력이 한국EMC 교육센터에서 수업을 듣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는 것이 한국EMC 관계자의 말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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