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건설 대신 IT로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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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술(IT)로 오일머니를 벌자.’

 IT서비스업체들이 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산유국 IT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전을 펼친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자 산유국들이 앞다퉈 IT 인프라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이어져 지난 5월까지 IT서비스업계 ‘오일머니 수주액’이 6000억원을 돌파, 상반기 수주 규모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와 LG CNS가 지난해 각각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지점과 두바이 사무소를 개소한 데 이어 SK C&C도 이달 초 두바이에 중동 현지사무소를 연다. IT서비스업계 ‘빅3’가 UAE 두바이를 제2의 국내 시장으로 놓고 격돌하는 셈이다.

 지난해 배럴당 50달러까지 폭락한 국제 유가가 올해 들어 70∼80달러 선까지 회복되면서 오일머니가 풍부해진 산유국들의 IT 투자가 되살아났다.

 삼성SDS는 지난 4월 IT서비스 수출 사상 최대인 5000억여원(4억4000만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유정시설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LG CNS는 50억원 규모의 오만 조선소 통합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 올 하반기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중견·중소 IT서비스업체들의 산유국 진출도 활발하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달 풍부한 석유 매장량으로 ‘중앙아시아의 중동’으로 불리는 카자흐스탄에 710억원(6300만달러) 규모의 동계아시안게임 대회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수주액이 작년 전체 매출 1900억원의 38%에 달했다. 케이엘넷은 국토해양부가 리비아 정부와 u항만사업 추진 양해각서를 교환함에 따라 이 사업 수주를 눈앞에 뒀다.

 고순동 삼성SDS 부사장은 “중동·중앙아시아 등 주요 산유국을 중심으로 IT 인프라, 플랜트 IT, 통신·전력 분야에서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라며 “쿠웨이트 유정시설 보안시스템처럼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동·아프리카 최대 IT전시회 자이텍스조직위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통신을 제외한 순 IT 분야 투자 규모는 지난해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UAE는 IT와 통신산업을 포함해 148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수립 중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세계 1위 전자정부 수출도 중동·아프리카 등 주요 산유국 또는 자원부국에 자원과 맞바꾸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며 “1960∼1970년대 오일머니의 주 수익원이 건설이었다면 이젠 IT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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