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스폰서 검사, 농림부 직원 태안 해변가 교통사고, 천안함 사건 등 대내적인 착잡한 사건들로 국민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더욱이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 등 PIGS 국가의 금융 위기는 미국과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쳐, 증시와 경제가 휘청하기도 했다. IT에 대한 선도적인 정책과 견인차 부족에 더불어 애플 아이폰의 돌풍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의 급격한 부각으로 잘나가던 우리 IT기업들의 앞날에 대한 강력한 도전으로 다가왔다.
이런 와중에도 모처럼 희소식 하나가 언론에 보도됐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27위의 일본을 제치고 세계 23위를 차지,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한다. 2004년 31위던 것이 2009년 27위를 거쳐 올해 2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태평양 국가 중 8위,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 중 9위, G20 국가 중 7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지난 1월 UN이 발표한 UN 전자정부 평가에서는 우리나라가 192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UN 전자정부 평가는 성공적인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2년 이후 2년에 한 번씩 시행된다. 우리나라는 정부 부처의 웹사이트 구축 및 연계 정도를 평가하는 웹 수준과 온라인상에서 국민들의 정책 참여 편의성을 측정하는 온라인 참여지수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전자정부로 선정됐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하는 디지털기회지수(DOI)는 수년 동안 다른 나라들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를 차지해왔다. 이러한 성과와 국제기구들의 발표를 보면 분명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IT 강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8년 2월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참사, 2009년 7·7 DDoS 사고 발생, 보이스피싱, 인터넷 사이트 개인정보 유출 등 대규모 피해가 연달아 발생함에 따라 정부 부처의 정보화 대처 능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 화재, 재난 안전 분야, 농어민, 전통산업, 교육현장, 아동 보호, 국방·안보, 보안 관련 분야 등 국가의 중요한 분야에서는 IT 강국의 위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군 정보화와 관련해서는 국방기술, 무기체계를 국가 안보와 동일시해 폐쇄적 개발, 제한적 적용으로 상대적으로 낙후하게 만들었다. 군 통신망의 낙후로 대부분의 주요 군 장교와 장병들이 주요 통신수단으로 일반 휴대폰을 사용한다. 더 한심한 것은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 천안함이 대잠수함 초개함인데 레이더 및 소나 등이 낙후된 아날로그 장비로 그 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IT 강국 위상과는 사뭇 동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국방기술 분야와 민간기술 분야의 협력이 어려웠으면 법으로 강제하기 위해 ‘민군겸용기술진흥법’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그마저도 수년째 괄목할 만한 성과가 발표된 사례가 많지 않다.
새로운 국제 경쟁시대에는 다른 경쟁자보다 빠른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대응해야 강자로 부상된다. IT 강국의 명성을 유지해온 대한민국이 다시 국방IT 최강국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를 뛰어넘어 최고의 IT를 접목할 수 있어야 하며 정부는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과 기능을 시급히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해군이 국가 안보의 최정예군으로, 국토 해양 수호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IT 강군으로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
최수만 IT미디어연구소 원장 smchoi500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