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사건을 돌아보며
마재윤 선수에 대한 네티즌의 분노가 그의 출신학교를 해킹하는 등 조금은 과격하고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되는 것은 그만큼 애정이 컸기 때문 일 것이다. 꽤 오랜 기간 최정상의 자리에서 e스포츠 판도를 이끌어가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던 그가 브로커 행위까지 하며 승부조작을 주도한 게이머라 밝혀진 것은 그에게 주었던 큰 사랑을 그대로 증오로 변하게 할 만한 사건이었다.
비록 비교적 나이 어린 선수들의 ‘실수’라고 해도 분명 돈을 목적으로 한 사기행각이며 불구속 입건까지 당한 범법행위였다. 그러나 e스포츠의 스타크래프트 종목을 이끌어 갈 남겨진 이들에게는 다른 의미다. 이번 사건으로 ‘어린 선수들이 이끌어가는 순수하며 깨끗한’ e스포츠의 이미지에 생각 이상의 타격이 올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e스포츠 초창기부터 해설자로 활약해 온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김태형 해설위원은 그의 미니홈피에 ‘너희들이 무슨 자격으로 선배들의 눈물, 열정과 노력으로 일궈낸 e스포츠를 망치려 드느냐!’라는 분노 섞인 말을 남겼던 것은 큰 화제가 되었다. 이 눈물 섞인 호소는 승부조작 사건이 e스포츠에 대한 영향이나 몰고 올 파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우리 만의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를 필두로 한 ‘e스포츠’는 사실 그 기반이 튼튼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전히 온게임넷과 MBC게임 양 케이블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리그가 주를 이루며 여전히 수만의 팬들이 몰리는 결승전에서조차 입장료를 받지 않고, 블리자드와의 저작권 논란 등 나름의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그저 선수들의 끝없는 노력과 팬들의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이끌어 온 것이다.
이번의 조작사태가 앞으로 e스포츠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지 정확히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언젠가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면 ‘타산지석’으로 남도록 해야 할 것이다.
토트 블로거 ‘이종민’ http://ingame.thot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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